한화 신의 한 수, 2번타자 송광민 'AV .488 OBP .542'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03 07: 02

그야말로 신의 한 수다.
한화에 '2번타자' 송광민(31)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송광민은 지난달 19일 울산 롯데전부터 2번타자로 나서고 있는데 이후 9경기에서 43타수 21안타 타율 4할8푼8리 2홈런 17타점 1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볼넷도 5개를 골라내 출루율은 무려 5할4푼2리에 이른다.
공교롭게도 송광민이 2번 타순으로 이동한 후 한화 타선도 폭발하고 있다. 송광민이 2번으로 나온 최근 9경기에서 총 63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7.0점을 폭발시키고 있다. 종전 97경기에서 한화의 경기당 평균 득점이 4.9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사실 송광민의 2번타자 기용은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송광민은 그동안 중장거리 타자로 일발 장타력이 매력인 선수였다. 세밀한 작전보다는 시원한 스윙이 강점으로 볼넷보다 삼진이 많은 스타일. 이런 타자를 2번 타순에 갖다 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는 "사실 2번을 칠 사람이 마땅치 않아서 광민이가 2번으로 가게 됐다. 감독님이 결정을 내리셨는데 광민이가 생각보다 더 잘해주고 있다"고 흐뭇해 했다. 이용규가 타격 슬럼프와 손목 통증으로 선발에서 빠지자 1번 정근우와 테이블세터를 이룰 2번으로 송광민을 전격 기용한 게 대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정근우가 1번에 들어가고, 이용규가 빠지면서 2번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별로 없었다. 나머지 선수 중 고르다 송광민을 썼다"며 2번 기용 배경을 설명한 뒤 "요즘은 방망이가 잘 맞으니 수비도 아주 잘한다. 야구가 세오리(이론)가 원래 그런 것이다. 방망이가 잘 맞으면 수비도 잘 되는 것"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장종훈 타격코치는 "광민이가 오른손을 다친 후 스스로도 느낀 게 많다. 상체 움직임을 적게 하고 하체와 몸통 전체를 이용하니 더 좋은 타격이 나온다. 팔이 빨리 이동하는 것도 고쳐졌다. 본인도 '다치고 나서 느낀 게 많다'고 한다"며 "아무래도 수비가 안정되니 타격에도 더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송광민은 "2번 타순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2번 타순이 아무래도 작전이나 진루타로 신경 써야 할 게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타순 자체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오른손 부상 이후 왼손 중심으로 힘 빼고 치니 좋은 타격이 된다. 부상 이후로 타격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팀에는 홈런 칠 수 있는 타자가 많고, 나는 근우형과 테이블세터로서 찬스를 많이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지금 송광민은 리그 최고 2번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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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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