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연속 金 겨냥' 전희숙, "개인-단체전 2관왕 하고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06 06: 29

'미녀 검객' 전희숙(30, 서울시청)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3회 연속 금메달을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다.
전희숙은 그간 한국 펜싱의 간판 남현희(33, 성남시청)와 함께 여자 플뢰레를 이끌어왔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과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단체전서 함께 피스트에 올라 2연패를 합작했다. 개인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도하에선 선배들에 밀려 기회를 얻지 못했고, 광저우에선 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전희숙은 당시 준결승서 2008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남현희에게 14-15, 1점 차 석패를 당했다. 통한의 패배였고, 아쉬움의 동메달이었다.
상황이 뒤바뀌었다. 세월이 흘러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남현희는 어느새 세계랭킹 14위로 떨어졌다. 반면 전희숙은 세계 8위로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다. 올해 한국 나이로 31살인 전희숙은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다. 지난달 29일 태릉선수촌에서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전희숙은 "도하나 광저우에선 선배들이 많이 있어 의지를 많이 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고, 내가 (남)현희 언니 다음으로 맏언니라 과거보단 더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면서 "개인전과 단체전서 2관왕을 하고 싶다. 4년 전 3위에 그쳤던 개인전이 아무래도 더 욕심이 난다"며 2관왕의 야심을 드러냈다.
이번 개인전에는 전희숙과 남현희 등 2명이 출전한다. 전희숙은 4년 전 아쉬움을 반드시 달랜다는 각오다. 남현희보다 더 큰 산이 있다. 전희숙은 "세계 11위 리후이린(중국)이 결승에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어리고 떠오르는 선수다. 욕심도 많다. 3번 맞붙어 모두 어렵게 이겼다. 2~3점 차 승부였다. 긴장을 풀면 질 수도 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국과 단체전서 금메달을 다툴 라이벌 국가도 중국이다. 여자 플뢰레는 전희숙과 남현희를 필두로 오하나(29, 성남시청)와 김미나(27, 인천중구청)가 함께 칼을 잡아 3연패를 노린다. 전희숙은 "한국과 중국의 싸움이다. 아시아선수권서도 우리가 지다가 역전승으로 이겼다. 그 때보단 더 잘할 것"이라며 "중국 선수들 대부분이 힘이 쎄고, 겁 없이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예상치 못한 돌진으로 정신을 빼앗는다"고 경계했다.
전희숙은 오래 전부터 허리와 무릎에 디스크가 있다. 큰 수술을 받고 싶어도 회복 기간이 길어 쉽사리 수술대에 오르지 못한다. 전희숙은 "지금도 아파 약을 계속 먹고 있다. 지난해 수술도 했다. 쉬는 기간이 길어져서 큰 수술은 못한다"면서 "빈혈도 아직 있어 철분제를 먹고 있다. 체력이 약한 게 제일 문제다. 체력 운동을 하지만 다른 선수들을 못 따라간다. 많이 앞서 있다가도 3세트가 되면 따라 잡힌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맹훈련을 하고 있다"고 어려움도 호소했다.
전희숙은 성격도 시원시원한 여장부다. 솔직하고 거침 없다. 그녀의 모바일 메신져 바탕화면 문구는 매일 바뀐다. 인천아시안게임 D-15라는 문구는 유독 눈에 띈다. 전희숙은 "아시안게임에 올인이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각별한 펜싱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한국 펜싱계도 전희숙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중·고등학교부터 은사였던 최명진 여자 플뢰레 코치는 전희숙에게 "꼭 우승을 하라"며 은근한 압박(?)을 준다. 맹훈련도 빼놓지 않고 시킨다. 그만큼 기대감이 높다는 뜻이다.
전희숙은 오는 21일 개인전과 24일 단체전서 피스트에 오른다. 그녀의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빛 찌르기가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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