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애봄날’, 힐링 멜로 원조 ‘고맙습니다’ 넘본다 [첫방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9.11 07: 01

인공 화학 조미료 없이도 재밌는 '무공해 멜로' 드라마가 탄생했다. 감우성, 최수영 주연 ‘내 생애 봄날’이 따뜻한데 재미까지 있는 ‘힐링 멜로’로 안방극장 문을 두드렸다. ‘고맙습니다’, ‘보고 싶다’를 연출한 이재동 PD 특유의 사람에 대한 애정 가득한 시선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만들었다. 이 드라마가 힐링 멜로 드라마의 교과서처럼 여겨지는 ‘고맙습니다’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은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장기 이식을 통해 새 심장을 얻은 여자와 심장을 기증한 여인의 남편이 만나 특별한 사랑을 하게 되는 휴먼 멜로드라마다. 첫 방송은 강동하(감우성 분)와 동하 아내의 심장을 이식받은 여인 이봄이(최수영 분)가 거듭되는 우연의 만남 끝에 서로에 대한 오해를 하게 되는 이야기가 담겼다.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가운데, 자꾸 인연과 오해를 반복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향후 가슴 먹먹한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갈 포석을 깔았다. 아내를 잃은 후 마음의 문을 닫은 동하와 심장 이식을 받은 후 더욱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는 발랄한 여인 이봄이와의 관계는 따스하면서도 무겁지 않았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과정은 웃음기가 녹아 있어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등장인물의 성격, 극을 풀어가는 방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유쾌하면서 따뜻했기에 2007년 작품 ‘고맙습니다’를 떠올리게 했다. 이 드라마는 ‘내 생애 봄날’ 이재동 PD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작품. 에이즈에 걸린 딸을 키우는 미혼모와, 사랑과 가족을 잃은 의사가 만들어가는 사랑과 가족애가 방송 7년이 지나도록 ‘힐링 멜로 드라마’의 교과서로 불리고 있다. ‘내 생애 봄날’이 풍기는 정감 있고 따뜻한 이야기와 극중 인물들은 ‘고맙습니다’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의 격한 소환을 유발했다.
 
기본적으로 제작진이 가진 인간에 대한 정이 넘치는 시선, 심장 이식으로 사랑이 시작된다는 판타지적인 소재와 우연이 반복되는 만남을 다루면서도 튀거나 이해 불가능한 전개를 보이지 않으며 공감대를 높이려 했다. 덕분에 첫 방송은 등장인물의 캐릭터 소개와 관계 설정만 풀어놓아도 제법 흥미를 자극했다.
드라마를 이끄는 배우들의 연기도 합격점이었다. 극중과 실제 나이 20살 차이인 감우성과 수영의 조합은 첫 방송인데도 괴리감이 없었다. 두 배우는 나이차이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가만히 있어도 로맨스 분위기가 풍겼다. 
자연스러운 캐릭터 구사와 감성 연기를 자랑하는 감우성이 만드는 멜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통해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에 나선 최수영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극중 사랑스럽고 당찬 20대 봄이라는 여인과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내 생애 봄날’은 가을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무기로 ‘힐링 감성 멜로’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심장 이식을 계기로 사랑을 꽃피운다는 설정이 여느 작품에서 본 듯한 기시감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 그래도 사랑을 다루는 멜로 드라마가 새로울 수는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 구조가 흡인력을 떨어뜨리지는 않고 있다. ‘고맙습니다’, ‘보고싶다’ 이재동 PD의 신작답게 누구나 편안하고 뭉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로 시작을 한 ‘내 생애 봄날’이 안방극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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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내 생애 봄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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