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몸에 칼 돋는 남자? 괜찮아 이동욱이야 [첫방③]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9.11 07: 00

이동욱이 변했다. 모든 일에 화만 내고, 몸에서 칼까지 돋는 남자였지만 변한 이동욱은 이를 '괜찮게' 소화했다.
이동욱은 지난 10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에서 완벽한 조건을 갖췄지만 화를 참을 수 없는 게임회사 CEO 주홍빈으로 분했다. 한 회 내내 화 내는 모습이 90% 이상인 홍빈이 된 이동욱은 기대보다 더 자연스레 인물에 어우러졌다.
홍빈은 첫 등장부터 분노였다. 집안일을 돌봐주는 윤여사(이미숙 분)에게 화를 낸 홍빈은 직원들에게도 화를 내고 고 비서(한정수 분)에게도 짜증을 냈다. "코가 민감해졌다"며 불평하는 그는 직원들이 입원할 정도로 괴롭히고도 병원으로 찾아가 "병원 냄새 나니까 빨리 처리하자"며 신경질을 부렸다.

특히 그의 분노가 극에 치달은 장면은 아버지 주장원(김갑수 분)과 마주친 때와 연인이었던 태희를 떠올리던 때였다.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에게 독설을 퍼붓던 장원과 자동차 접촉사고로 조우한 홍빈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소리를 지르며 분노했다. 또한 홀로 태희의 사진을 보며 장원이 내뱉던 독설을 기억해냈다. 급기야 홍빈의 등에선 칼이 돋았다. 분노가 칼이 돼 몸에서 돋는다는 설정이 처음으로 등장하며 홍빈이라는 인물을 설명했다.
쉽지 않은 설정이다. 한시간여동안의 방송 시간 내내 그는 화를 냈다. 또한 몸에서 칼까지 생겨났다. 이 드라마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첫 회 이 같은 무모한 설정을 지닌 홍빈이 잘 설명돼야 했다. 그리고 이 과제는 이동욱에게 맡겨졌다.
결과적으로 이동욱의 연기는 자연스러웠다. 큰 눈을 번득이며 화를 내고, 어린아이처럼 자기 멋대로 일을 처리하는 홍빈이 된 이동욱은 낯설지만 나쁘지 않았다. 또한 분노만이 남은 사람 같은 홍빈이었기에 이를 표현하는 이동욱의 연기 또한 극단적이었다. 그는 있는 힘껏 내지르고 감정을 밖으로 발산했다.
특히 이처럼 극단적인 분노 연기가 연속적으로 이어지자 '아이언맨'의 가장 중요한 설정이 자연스레 등장할 수 있었다. 몸에서 칼이 돋을 정도로 분노하는 남자, 그리고 진짜 칼이 돋는 장면에서 이동욱은 설득력을 얻으며 극의 몰입을 도왔다.
그는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에서 멋진 남자였다. 이 뿐 아니라 그는 현재 출연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에서 자상하고 예능감 넘치는 형 혹은 오빠 이동욱이다. 그런 그가 화만 내는 남자가 되다니, 눈에 띄는 변신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첫 회에서 이동욱은 변신해야했던 자신의 몫을 해냈다. '아이언맨'에서 앞으로 화 낼 일이 더 많이 남은 이동욱이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mewolong@osen.co.kr
'아이언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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