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종우의 선언, "볼링 위해 반드시 AG 스타 되겠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9.13 06: 29

세계 최정상 자리에 서 있는 한국 볼링. 2014 인천아시안게임은 한국 볼링의 그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무대다.
그 선두에 박종우(23, 광양시청)가 섰다. 박종우는 6명을 뽑는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볼링대표 평가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한국볼링 간판 최복음(27, 광양시청)을 2위로 밀어낸 만큼 더욱 주목을 받았다.
▲ "반드시 스타가 되겠다"

박종우는 이번 아시안게임 무대를 학수고대 했다. 스타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12일 안양호계체육관에서 만난 박종우는 이번 대회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반드시 스타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솔직하면서도 당돌하기까지 한 목표를 내세운 박종우였다. 하지만 그 이유를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졌다. 박종우는 "(최)복음이형이 세계선수권(2008) 2관왕, 광저우대회(2010) 3관왕에 오르며 엄청난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박종우는 "다른 종목도 있지만 내가 잘하면 방송이나 사진을 통해 나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볼링이란 종목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것"이라며 "그렇게 볼링이 상업적으로 커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볼링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반드시 스타가 돼야 한다"고 다부지게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박종우가 "반드시 스타가 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볼링계를 위해 스스로 다짐하는 외침이었다.
▲ 불효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박종우는 5인조와 마스터즈에서 최소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다. 박종우에게 있어 금메달은 곧 병역 혜택으로 이어진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더욱 절실한 금메달이다. 하지만 박종우에게 금메달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박종우는 "부모님께 하나씩 걸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모님께 참 못된 아들 '불효자' 박종우였기 때문이다.
볼링이 잘되지 않을 때면 괜히 아빠, 엄마에게 짜증과 화를 냈다. 운동하는 자식을 둔 부모는 경기장에 가는 것이 낙이다. 그러나 박종우는 한 번도 자신의 경기를 보러 오라고 말하지 않았다. 박종우는 항상 "경기장에 제발 오지마"라고 소리쳤다.
박종우는 "한 번은 전국체전에 부모님이 관중석에 계셨다. 나는 그 때 괜히 부모님을 외면했다"면서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다. 꼭 메달을 따서 하나씩 걸어드리고 싶다. 그리고 기뻐서 부모님을 안고 울고 싶다"고 말하며 슬쩍 눈시울을 붉혔다. 불효에 사죄하기 위해 반드시 금메달이 필요한 박종우다.
▲ 안정감과 폭발력 가진 에이스로 발전 중
2011년까지 청소년대표로 활약한 박종우다. 그러다 작년과 올해 연속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급기야 이번에는 평가전에서 최복음까지 밀어내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2012년 국가대표 결승 1주일을 앞두고 빙판에 넘어져 손목골절 수술로 볼링을 포기하려까지 했던 박종우였다.
손목에 수술자국이 선명한 박종우는 "2013년 4월까지 재활센터에서 살았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2인조전에서 퍼펙트를 기록하고 개인종합 5위를 차지하면서 조금씩 돌아오는 듯 했다. 2013년 10월 전국체전에서 복음이형과 짝을 이룬 2인조전에서는 둘다 퍼펙트를 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찾았다"고 밝혔다.
평가전 1위를 했다는 것보다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들었다는 것이 더 기쁘다. 어릴 때부터 국가대표에 대한 꿈이 많았다. 4개월을 내내 재활에만 매달렸다.
강대현 볼링대표팀 총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 목표를 "남녀 최소 금메달 5개"라고 밝히며 "당연히 최복음이 에이스"라고 밝혔다. 하지만 광저우 대회의 금메달 8개 기록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박종우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강 총감독은 "박종우가 현재 리듬이 아주 좋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칭찬,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재호 남자대표팀 감독 역시 박종우에 대해 "롱 오일 패턴에서 상당히 좋다. 기복이 있었던 숏 오일 패턴까지 보강하면서 득점력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앵글 안쪽 미스 확률이 떨어진 반면 공략 라인을 다변화하면서 기대를 모으게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대회 볼링은 남녀 모두 1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남녀 각 6개 종목(개인전, 2인조, 3인조, 5인조, 개인종합, 마스터즈)에서 1위팀을 가려낸다. 한국볼링은 지난 2010 광저우 대회에서 8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를 대표팀은 내비치고 있다.
박종우가 금메달을 사냥으로 스타로 등극할 수 있는 남자 볼링의 첫 번째 기회는 바로 오는 23일 오전 9시 안양호계체육관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맞이하게 된다. 과연 "반드시 스타가 돼야 하는" 남자 박종우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볼링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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