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2’ 싸이더스픽쳐스 50억원대 급매물 업계 ‘군침’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9.15 07: 25

한때 한국 영화 1번지로 불린 싸이더스픽쳐스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될지에 영화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모기업 KT에서 공개 매각 의사를 밝힌 가운데, 몇몇 유력 업체와 엔터테인먼트 큰손들이 인수 의사를 보이며 물밑 협상중인으로 확인됐다.
 올 가을 대표 흥행작 ‘타짜-신의 손’의 메인 제작사이기도 한 싸이더스픽쳐스는 지난 1995년 차승재 대표가 설립한 우노필름 시절부터 19년간 싸이더스HQ, 싸이더스FNH로 몇 차례 간판을 바꿔달면서 70편이 넘는 한국 영화를 만들어온 국내 최대 영화 제작사다.

 ‘비트’ ‘8월의 크리스마스’ ‘화산고’ ‘시월애’ ‘봄날은 간다’ ‘살인의 추억’ ‘범죄의 재구성’ ‘달콤, 살벌한 연인’ ‘타짜’ 등 여러 흥행작을 내놓으며 2000년대 초중반 시네마서비스와 더불어 한국 영화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KT에 인수된 뒤 실력자들이 떠나며 흥행 부진을 겪었고, '킬미'(09) '이층의 악당'(10) 이후 영화 제작을 중단했다.
그 동안 '접는다, 다시 간다' 말이 많았던 싸이더스픽쳐스는 최근 KT가 영상물 제작과 배급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며 급매물로 나왔다. 몇몇 회사가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있으며, 이석채 전 KT 회장 재임 당시 싸이더스픽쳐스의 수장이었던 이한대씨와 업계 거물 중 하나인 정훈탁 대표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50~55억 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된 싸이더스픽쳐스는 기존 제작물의 저작권 수입과 ‘타짜’ 3, 4편의 영화 판권 등을 보유하고 있어 업계의 군침을 삼키게 하고 있다. 2006년 최동훈에 이어 강형철의 ‘타짜2’까지 빅히트한 만큼 3, 4편의 기대감과 프리미엄 역시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영화인은 “KT가 부가판권을 담당하는 자회사 KTH를 제외하고 소프트웨어 투자와 배급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며 “인적 구조조정이 마무리됐고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잔고와 연 평균 2억 수준의 영구적인 저작권 수입을 감안하면 실제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20억 원을 밑도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나 CJ, 쇼박스 같은 대기업 투자배급사는 과잉 투자가 되는 만큼 현실성이 떨어지고, 영상 사업에 실력과 의지를 겸비한 ‘젊은 피’가 싸이더스픽쳐스의 새 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력이 있는 중소 배급사와 몇몇 외화 수입사도 동태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정훈탁 대표가 인수에 성공한다면 지난 2000년 자신의 매니지먼트사 EBM프로덕션 합병에 이어 다시 한 번 싸이더스라는 브랜드와 인연을 맺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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