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사자후] 평균 33점차 대승...미국이 남긴 숫자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15 09: 59

과연 미국농구는 얼마나 압도적이었을까.
마이크 슈셉스키(67) 감독이 이끄는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5일 새벽 4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2014 FIBA 스페인 농구월드컵 결승전에서 세르비아를 129-92로 대파했다. 이로써 미국은 사상 첫 메이저대회 4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아울러 2002년 유고슬라비아 이후 첫 농구월드컵 2연패에 성공했다. 
 

▲ 쾌조의 9연승, 평균 33점차 대승
미국은 핀란드와의 예선 1차전 114-55,  59점차 대승을 시작으로 쾌속행진을 이어갔다. 가장 많은 점수는 결승전에서 세르비아를 129-92로 꺾으면서 낸 129점이었다. 가장 적은 점수는 16강전에서 멕시코를 86-63으로 제압하면서 나왔다. 터키와의 예선 2차전에서 98-77, 21점 차로 승리한 것이 가장 고전한 경기였다. 미국은 9연승을 거두며 상대를 33점 차이로 대파했다.
9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내 최다득점 선수는 총 6명이 나왔다. 미국이 한 명에게만 의존하는 경기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미국의 팀내득점 1위는 평균 14.2점을 넣은 제임스 하든이 차지했다. 하지만 하든은 득점랭킹 전체 18위에 불과했다. 클레이 탐슨(12.7점), 케네스 퍼리드(12.4점), 앤서니 데이비스(12.3점), 카이리 어빙(12.1점), 스테판 커리(10.7점) 등 평균 10점을 넘긴 선수가 6명이나 나왔다.
나머지 선수들도 골고루 출전시간을 나눠 가졌다. 미국은 12명의 선수를 전부 전력에 활용한 유일한 팀이었다. 르브론 제임스 등 소위 ‘1진’이 빠진 상황에서도 미국은 엄청난 깊이의 대표팀을 얼마든지 구성할 수 있었다. 미국농구의 가장 무서운 점이 아닐 수 없다.
경기 후 케네스 퍼리드는 “미국이 월드컵에 B팀을 보낸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 케빈 듀런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우리는 더 노력했고 똑같이 금메달을 땄다”고 기뻐했다.
 
▲ 국제대회 63연승, 막을 자가 없다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 우승으로 미국은 국제대회 63연승을 질주했다. FIBA 주최의 공식대회에서 45연승을 거뒀고, 18경기의 평가전에서도 모두 이겼다. 그야말로 무적이다. 미국이 가장 최근에 당한 패배는 무려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사이타마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미국은 그리스에게 95-101로 패해 동메달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미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 터키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사상 첫 메이저대회 4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올해 월드컵 우승으로 미국은 2016년 리우 올림픽 출전권까지 자동으로 획득했다. 미국이 다음 올림픽까지 제패한다면 메이저대회 5연패를 달성하며 ‘10년 무패’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앞으로도 미국의 연승가도를 막을 자가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17세 이하 세계선수권, 19세 이하 세계선수권, 유니버시아드 대학농구 등 연령별 국가대표팀에서 모두 세계챔피언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막내였던 앤서니 데이비스가 이제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그만큼 NBA에서 뛰는 선수들은 성장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미국을 저지할 팀이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다.
 
▲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 2006년 이후 75승 1패
미국대표팀의 수장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도 대기록의 주인공이다. 그는 2006년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후 75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이 98.7%에 이른다. 유일한 패배는 2006년 사이타마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그리스에게 당했다.
올해 르브론 제임스 등 슈퍼스타들이 대표팀 출전을 고사했다. 또 폴 조지가 자체 청백전에서 정강이 뼈가 부러지는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대표팀 훈련기간도 짧았다. 이 가운데 슈셉스키 감독은 흔들림 없이 대표팀을 이끌었다. 올해 농구월드컵 우승은 2006년 이후 슈셉스키 감독이 처한 가장 어려운 상황이었다.
슈셉스키 감독은 시즌 중 듀크대학을 지휘하고 비시즌에 미국대표팀을 맡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NBA스타들과 인연을 쌓고, 고등학교 스타들을 쉽게 영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듀크대학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슈셉스키는 2010년 듀크대학에서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우려를 잠재웠다. 아울러 그는 통산 910승을 돌파하며 디비전1 남자농구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슈셉스키는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지휘할 예정이다.
▲ 몸값 총액 1억 달러의 사나이들
NBA스타들로 구성된 미국대표팀은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한다.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 등 슈퍼스타들이 빠졌음에도 이들의 연봉은 타 국가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12명이 2014-2015시즌 NBA에서 받게 될 연봉을 모두 합치면 총 1억 866만 8565달러(약 1130억 1530만 원)에 이른다. 평균을 내어보면 한 사람의 몸값이 905만 5713달러(약 94억 1794만 원)다.
 
가장 연봉이 높은 선수는 1931만 7325달러(약 200억 9001만 원)를 받는 루디 게이다. 이어 1886만 2875달러(약 196억 1739만 원)의 데릭 로즈가 뒤를 잇고 있다. 슈퍼스타들이 대거 빠진 영향으로 연봉 1500만 달러를 넘는 선수는 둘 뿐이다. 또 앤서니 데이비스(560만 7240달러, 약 58억 3152만 원) 등은 아직 신인계약에 묶여 있어 연봉이 낮은 편이다. 그나마 몸값이 저렴한 이유다. 가장 몸값이 낮은 선수는 135만 7080달러(약 14억 1136만 원)를 받는 메이슨 플럼리다. 맹활약을 펼친 ‘짐승남’ 케네스 퍼리드 역시 연봉이 224만 9768달러(약 23억 3975만 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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