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해런은 불안… 류현진 있어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18 06: 16

류현진(27, LA 다저스)의 빈자리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포스트시즌이 다가올수록 더 커 보일 전망이다. 현지 언론들도 일제히 류현진의 빠른 복귀를 다저스의 올 시즌 농사를 좌우할 주요 명제로 손꼽고 나섰다.
류현진은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1이닝 4실점을 한 뒤 어깨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난 5월 올 시즌 첫 부상자 명단(DL)에 오를 당시와 비슷한 부위와 통증 정도로 알려졌다. 다행히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판명돼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그래도 공백은 불가피하다. 18일로 예정됐던 콜로라도 로키스전 등판은 취소됐다.
추후 일정은 미지수다. 다저스는 콜로라도 원정이 끝난 뒤인 19일부터 시카고 컵스와 원정 4연전을 치른다. 류현진은 이 원정에 동행한다. 적당한 시점을 잡아 투구 훈련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상황이 좋으면 다저스로서는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상황이 딱히 호전된 것이 없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닥칠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리그에서 가장 든든한 3선발 중 하나인 류현진의 공백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콜로라도와의 경기는 현지 언론의 그런 우려를 증폭시킨 한 판이었다. 이날 다저스 선발인 댄 해런은 5이닝 동안 5실점으로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비록 수비 및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경기였지만 해런이 든든하게 판을 만들어주지 못한 경기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지역 언론들도 해런의 불안감을 지적하며 류현진의 이름을 동시에 거론했다. 해런은 류현진의 몫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지역 최대 언론인 LA타임스는 17일 경기 후 “만약 류현진이 10월(포스트시즌을 의미)에 던지지 못한다면 해런은 다저스의 3선발이 될 것이다. 17일 경기는 선발 로테이션의 질적 저하 가능성을 보여줬다”라며 류현진의 공백을 아쉬워한 뒤 “류현진의 어깨 통증으로 해런은 다저스의 다음달에 좀 더 중요한 선수가 됐다. 다음 시카고 원정에서는 이날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LA타임스는 이어 “류현진이 없어도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라는 최고의 투수들이 있다. 하지만 그 다음 로테이션은 경험이 부족한 프리아스, 해런, 그리고 슬럼프의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로 꾸려야 한다”라며 선발진의 불안감이 시즌 막판 다저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이어 해런에 대해서는 “올 시즌 13승11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하고 있는 해런은 4~5선발로서는 매우 견고한 투수다. 하지만 그가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다저스로서 여전한 위험부담이 있다”라며 3선발로는 불안요소가 많다고 직격했다. LA타임스는 “해런의 등판은 거의 대부분 뛰어나거나 부진했다”라고 덧붙였다. 기복이 있다는 의미다.
결국 다저스가 시즌 막판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을 뿌리치고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스리펀치’가 건재해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ESPN 등의 매체들도 비슷한 논조를 쏟아내고 있다. 결국 류현진의 회복 상태가 다시 한 번 큰 화제를 불러 모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돈 매팅리 감독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의 회복을 지켜보겠다면서도 내심 시즌 내 복귀를 바라고 있다. 류현진이 이런 팀 내외의 기대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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