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만으로도 듬직한 김승규(24, 울산)가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A조 조별리그 2차전서 전반 12분 터진 김승대의 결승골에 힘입어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지난 14일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꺾었던 한국은 A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결승골을 넣은 김승대도 잘했지만 골문을 지킨 김승규도 빛났다. 1-0으로 리드하고 있는 전반 40분. 사우디가 찬 날카로운 프리킥은 골문구석을 향했다. 하지만 슈팅은 몸을 날린 김승규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그대로 골이 될 슈팅을 김승규가 잡아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사우디는 경기막판 거세게 동점골을 노렸다. 공격수와 골키퍼가 1 대 1로 맞선 장면이 두 번이나 나왔다. 이 때 김승규는 다시 한 번 신들린 선방을 해내며 팀을 구했다. 김승규가 끝까지 한 골을 막아준 덕분에 한국은 승리를 지켰다. 그는 와일드카드로 뽑을 만한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다.
경기 후 김승규는 “어린 선수들이 경험이 적지만 경기력은 좋다. 또래끼리 있다 보니 자신감이 있다. 아무래도 각자 팀에서 왔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플레이가 있다. 그것만 할 수는 없다. 그런 점을 다듬어야 한다”며 후배들을 평가했다.
후배들 입장에서는 골대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김승규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 김승규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후배들이 믿고 그를 따르는 이유다. 김승규는 “금메달 생각은 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목표는 매 경기 이기는 것으로 잡았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며 21일 라오스전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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