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역도] ‘용상 세계新’ 엄윤철, 금메달 따고 공식인터뷰 거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20 21: 42

북한역도의 간판스타 엄윤철(23)이 북한의 첫 번째 메달을 금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그의 소감은 들어볼 수 없었다.
엄윤철은 20일 오후 7시 달빛축제공원 역도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역도 남자 56kg급 B그룹 경기에서 인상(Snatch) 128kg과 용상(Clean and Jerk) 세계신기록 170kg, 합계 298kg을 들어 올려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의 첫 번째 메달이다.
엄윤철은 용상 2차 시기서 166kg을 들어 이미 금메달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3차 시기서 본인의 세계신기록을 1kg 경신하면서 완벽한 금메달을 만들어냈다. 북측 선수가 남한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메달리스트 3명은 경기 후 공식인터뷰에 응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다. 국내외 취재진 역시 엄윤철의 소감을 듣기 위해 인터뷰장에 모였다. 하지만 북한 측은 “엄윤철이 도핑테스트에 걸렸다. 도핑테스트 후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도핑테스트에는 길게는 2~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미 시간은 밤 9시를 넘기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런데 동시간대 엄윤철은 믹스트존에서 일부 취재진과 만나 짤막하게 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윤철은 “공동응원에 감사드린다. 위원장에게 빨리 금메달을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북한측은 대회조직위를 통해 “이미 소감을 말했다. 더 이상의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며 공식 인터뷰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취재진 중에는 한국은 물론 중국, 베트남 등 여러 국가의 기자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금메달을 따고도 소감을 말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며 엄윤철과 북측의 태도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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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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