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엄마의 정원' 속 캐릭터? 또 하라면 못하죠"[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4.09.22 06: 00

지난 9개월 동안 정유미는 울고, 또 울었다. 지난 18일 종영한 MBC '엄마의 정원'에서 다소 답답했던 캐릭터 서윤주를 열연 하면서다.
정유미는 올 초 3월 방송을 시작한 '엄마의 정원' 여주인공 서윤주로 분해 9개월을 살았다. 사랑과 결혼에 대한 지고지순한 신념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극 중 이미지 탓에 그는 방송 내내 울어야 할 날이 많았다. 당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는 없고, 그렇다고 제대로 한 번 소리쳐 화를 내지도 못했다.
시청자들은 이런 정유미를 응원했고, 극 중 2년 만에 찾은 행복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냈다. 윤주 대신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던 시청자들 역시 종영과 함께 비로소 웃음 지을 수 있었다.

9개월간 착하게만 살았던 윤주를 보낸 정유미는 홀가분해 보였다. 최근 OSEN을 찾은 정유미는 "끝이 날 것 같지 않았던 시간이 갔다. 신기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시원섭섭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엄마의 정원' 윤주 캐릭터를 통해 하나의 인생을 산 듯한 느낌이 들어요. 일생을 쪼개서 다 보여주는 느낌이었달까요? 특히 작품에서 만난 좋은 선생님께 배운 것이 많아요. 대선배님들과 작업을 하며 연기자로서의 자세를 많이 배우게 됐어요. 여러모로 남는 것이 많았던 드라마에요."
정유미 역시 서윤주 캐릭터가 반갑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답답한 여주인공'이라는 수식어를 가졌던 캐릭터 성격 탓에 실제 밝고 쾌활한 정유미와는 차이점이 많았던 것.
"다른 캐릭터를 빨리 하고 싶어요. 윤주가 말이 좋아 착한 거죠. 저도 9개월 동안 연기하면서 정말 답답했거든요.(웃음) 에너지를 삭히고 혼자 감추는 연기를 해야 하니까 차기작에서는 활기차고 망가지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제 원래 성격이 할 말 다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윤주만큼은 아니거든요. 얼마만큼 사랑해야 견딜 수 있을지 가늠이 안돼요. 실제의 저라면 불가능했죠. 다시 같은 캐릭터를 맡으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일일 드라마 첫 여자 주인공을 맡아 활약한 정유미는 얻은 것이 더 많다. 미니 시리즈를 하며 얻었던 젊은 팬층은 물론 일일극을 통해 중장년층에게까지 자신의 얼굴을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일일드라마에 꼭 나오길 희망했던 할머니의 자랑거리가 된 것이 가장 뿌듯하다는 효녀 정유미였다.
 
"최근 추석 시즌에 백화점에 간 적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알아보시더라고요. 자신들의 딸인 듯 손도 잡아주고 윤주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까워 해주셔서 놀랍고 신기했어요. 우리 할머니의 소원이 제가 일일드라마에 나오는 거였거든요. 어르신들의 인기 척도는 일일극이기 때문에 제가 많이 자랑거리가 됐나봐요.(웃음) 이 드라마를 통해 효도한 느낌이 들어요."
정유미는 올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난 봄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수 정준영과 호흡을 추며 예능 나들이를 했고, 영화 '터널3D'를 촬영하며 공포 장르에도 도전했다. 더불어 '엄마의 정원' 여자 주인공까지 맡게 되면서 예능, 드라마, 영화계에서 두루 활약했다.
"각각의 느낌은 달라요. 활동을 정말 많이 한 해였죠. 예능 프로그램은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많은 활동이 겹쳐 하차하게 됐지만, 지금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SBS '런닝맨' 등 활동적인 예능에 출연해보고 싶어요."
 
데뷔 후 긴 공백기 없이 꾸준한 활동을 해 온 정유미는 또 다시 차기작을 결정 중이다. 당분간 짧은 휴식기를 가지며 에너지를 충전한 뒤 서윤주와는 다른 캐릭터를 선택할 전망. 예능과 드라마, 영화를 아우르며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정유미가 또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기대를 모은다.
"금방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윤주랑 비슷한 인물보다는 다른 느낌의 캐릭터가 하고 싶어요. 내 자신한테도 그게 더 좋을 것 같고요. 연기자로서 긴 시간을 촬영하다 보니까 많이 지쳐있고, 그 만큼 다른 연기에 대한 갈증이 심해져 있는 차여서, 다른 캐릭터로 회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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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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