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수영] 박태환 어깨의 부담, 그래서 아쉬운 동메달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9.22 06: 25

'마린보이' 박태환(인천시청)의 어깨에 놓인 부담을 함께 거두지 못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우승자는 '신성' 하기노 고스케(일본)였다. 하기노는 21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서 1분 45초 2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2위는 1분 45초 28의 쑨양(중국).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은 1분 45초 85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박태환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스타트를 시작으로 출발이 아주 좋았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0.64초의 압도적인 출발 반응속도를 선보였다. 쑨양도 경기 후 "박태환의 출발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쑨양은 0.74초에 머물렀다. 박태환과 비교하면 0.1초 차이였다.

첫번째 50m서도 박태환은 최고였다. 24초 57의 기록으로 하기노(24초 71), 쑨양(24초 78)에 근소하게 앞섰다. 2번째 50m서도 박태환은 크게 뒤지지 않았다.
3명의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박태환은 초반부터 강력하게 경쟁자들을 밀어내기 위해 힘을 쏟아냈다. 하지만 부담감까지 이겨내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날 경기가 열린 박태환 수영장에는 거의 모든 관중이 박태환을 응원했다. 'GO PARK'라는 응원 문구를 든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레이스를 펼친 박태환은 체력과 함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만약 박태환이 평소와 같은 기록이었다면 금메달을 딸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마지막 50m구간에서 박태환은 하기노에 1.51초나 뒤졌다. 쑨양에게도 크게 뒤질 정도였다. 따라서 그의 어깨에 놓여진 부담감을 조금만 덜어낼 수 있었다면 분명 박태환은 3연속 금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충분했다.
박태환 본인도 부담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레이스를 모두 마친 뒤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자만심이라고 말이 나올 수 있었지만 내 이름이 걸린 수영장에서 경기를 하게 되어 부담이 컸다. 또 3연속 금메달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담이 너무 컸다. 이겨내려고 했지만 몸이 따르지 않았다.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 2011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는 자유형 400m에서 1번 레인의 부담을 털고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긴 체력적인 문제와 함께 자신의 모든 어깨에 걸려있는 부담이 겹쳐지면서 어려움이 따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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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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