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멀티히트' 박병호, 진지했던 태극마크 데뷔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22 20: 13

야구 대표팀의 중심타자로 손꼽히는 박병호(28, 넥센)가 성인무대 태극마크를 달고 첫 경기를 뛰었다. 그래서 그럴까. 한 수 아래의 팀이지만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박병호는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선발 4번 1루수로 나와 4타수 2안타를 1타점을 기록했다. 물론 상대가 한 수 아래인 태국이었고 투수들의 볼도 우리에 비하면 떨어졌으나 갈수록 살아나는 타격감은 주목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24일 열릴 대만전, 그리고 장기적인 대회 일정을 고려하면 분명 긍정적인 요소였다.
리그 MVP의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명단에서 탈락했던 박병호였다. 이대호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 밀렸다. “리그 최고의 타자가 선발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런 박병호는 이번 대표팀에 당당히 선발됐다. 실적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박병호는 4번 타자”라고 공언했고 주장까지 맡기는 등 두툼한 신뢰를 과시했다.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병호는 이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모습이다.

첫 대표팀 경기에 4번 타자라는 중압감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탓일까. 첫 두 타석에서는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1회 무사 2,3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리그에서 좀처럼 보지 못했던 ‘느린 공’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1회 다시 돌아온 두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방면으로 빠른 공을 보냈다. 3루수가 처리하지 못해 실책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부터는 실마리를 찾는 모습이었다. 3회 1사 1루에서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장타에 대한 의식보다는 가볍게 스윙을 한 것이 주효했다. 완벽한 타이밍에서 맞았다. 4회 1사 3루에서는 역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역시 타이밍이 잘 맞았다.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 가벼운 스윙이었다.
박병호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LG와의 연습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안타를 신고하지 못한 선수 중 하나로 다소간 우려를 모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류 감독은 “배트 스피드 등 전반적인 면이 나쁘지 않았다”라고 했고 이날도 선발 4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반등의 2안타를 만들어냈다.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박병호가 이승엽의 뒤를 잇는 해결사로 등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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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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