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역도] ‘세계新 金잔치’ 북한 역도의 힘은 어디서?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23 06: 15

북한 역도가 세계최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북한 역도대표팀은 23일까지 진행된 남녀 역도 6종목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현재까지 역도에 걸렸던 6개의 금메달 중 절반을 북한이 싹쓸이한 셈이다. 북한은 최다 5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것도 가능했다. 아울러 북한은 세계신기록 2개와 아시아신기록 1개를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야말로 역도는 북한의 독무대다.
북한은 20일 치러진 남자 56kg급에서 엄윤철이 인상(Snatch) 128kg과 용상(Clean and Jerk) 세계신기록 170kg, 합계 298kg을 들어 올려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의 첫 번째 메달이었다.

이것은 북한의 금빛 러시 시작에 불과했다. 21일 남자 62kg급의 김은국은 인상 154kg, 용상 178kg으로 합계 332kg을 들어 올려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32kg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종전 기록을 다시 5kg 경신한 것이었다.
북한의 고공행진은 멈출 줄을 몰랐다. 22일 치러진 여자 58kg급에서는 리종화가 인상 102kg, 용상 134kg, 합계 236kg을 들어 올려 중국의 왕 샤이(합계 235kg)를 1kg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북한 역도의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이었다.
남자 69kg급의 김명혁도 금메달에 가까웠다. 그는 인상에서 아시아신기록 160kg, 용상 182kg으로 합계 342kg을 들어 올렸다. 중국의 린 칭펑(인상 158kg, 용상 184kg, 합계 342kg)은 김명혁과 같은 342kg을 기록했다. 하지만 몸무게가 660g 더 무거웠던 김명혁이 은메달로 밀렸다. 마찬가지로 여자 48kg급의 백일화는 2,3위와 같은 무게를 들었지만 몸무게 400g차이로 4등이 됐다. 
과연 북한 역도의 숨겨진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한국선수단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역도종목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8세부터 본격적으로 선수를 육성한다. 역도 선수들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역도선수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쥘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북한 성인남성은 15세가 되면 군에 입대해 17년을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 이 때 재능이 출중한 체육특기자들은 선수생활에만 전념할 수 있는 체육부대로 가서 전문적인 지도를 받으며 성장한다. 북한에서 엄윤철과 김은국 등은 이미 승용차와 아파트 등을 제공받으며, 영웅 칭호를 듣고 있다고 한다.
한국선수단 관계자는 “얼마 전 평양에 가서 대회를 했을 때 김정은 사령관이 직접 선수들을 치하하고 메달을 줬었다. 선수들이 눈빛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남한에서 경기를 하니 마치 전쟁을 치르는 것 같은 비장한 각오로 교육을 단단히 받고 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고난 재능에 더해진 엄청난 노력과 막대한 투자, 여기에 죽기살기로 덤비는 정신력까지. 북한 선수들이 역도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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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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