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뚜껑 열린 대만-일본, 韓 전망 ‘맑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23 06: 29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이 시작을 알렸다. 역시나 금메달 후보인 한국, 일본, 대만이 시작부터 화끈한 경기로 ‘3강’임을 입증했다. 2회 대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은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분명 전력은 우리가 한 수 위다.
대회 금메달에 도전하는 세 나라는 22일 열린 예선 첫 경기에서 모두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순탄한 출발을 알렸다.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른 대만은 홍콩을 12-0, 7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나머지 두 나라도 질세라 콜드게임 흐름에 동참했다. 한국은 태국을 15-0, 5회 콜드게임으로 가볍게 일축했고 일본도 중국과의 경기에서 11-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대만은 최정예 멤버가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이 상당수 빠졌고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일본은 프로 선수가 하나도 없다. 전원 사회인 야구 출신이다. 때문에 프로 선수들이 나서는 한국에 비해서는 전력 분석을 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두 나라의 첫 경기는 한국에도 좋은 참고자료였다.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두 나라의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한 수 아래의 팀들을 상대로 한 결과였지만 스타일 차이는 나타났다. 대만은 상대적으로 기동력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기회가 나면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시도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장타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12개의 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가 7개였다. 투수들도 대만이 빠른 공으로 승부하는 반면, 일본은 떨어지는 변화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다만 상대국들의 투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아 우리 마운드가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대세다. 한 관계자는 “홍콩 투수들의 수준은 우리 대학 수준보다도 떨어지는 것 같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여기에 중국 대표팀의 전력도 예상보다 너무 허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했을 때는 다크호스로서의 가능성이 보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이 경기를 예상보다 쉽게 풀어간 이유를 여기서 찾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상대 마운드도 해볼 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만은 우리가 요주의 인물로 삼고 있는 후즈웨이와 장샤오칭이 첫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이날 선발로 나서 결승전에서 우리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진 천관위는 구위 측면에서 그다지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4㎞였고 대부분 140㎞대 초반이었다. 나머지 투수들은 예상대로 빠른 공을 던졌지만 제구 측면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실제 대만 선수들의 공을 본 야구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대표팀의 어둡지 않은 전망을 점쳤다.
결승에서야 만날 가능성이 있는 일본의 마운드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 고만고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결승전 선발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타케 카츠토시는 중국 타선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전체적으로 제구는 좋은 편이지만 역시 한국 타선의 힘을 이겨낼 정도의 구위는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팀 전체의 짜임새는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수비 등 내부의 문제로 자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힘으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는데 태국전에서 보여준 컨디션 상승세는 이번 대회의 전망을 ‘맑음’으로 설정할 수 있는 근거다. 우리 실력만 발휘하면 금메달은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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