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대만전은 결승행 지름길…양현종 믿는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9.24 06: 45

대만을 넘으면 최소 은메달 확정, 우승 8부 능선을 넘는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우승을 가늠할 일전이 벌어진다.
한국은 24일 오후 6시 30분 인천 문학구장에서 대만과 B조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이미 1승씩 등에 업은 한국과 대만은 이번 경기 승자가 사실상 조 1위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객관적 전력은 한국이 단연 앞선다. 한국 대표팀 선발과정에서 다소 잡음이 있었지만 현재 프로야구 최고 스타들로만 구성된 팀인것은 부인할 수 없다. 반면 일본과 대만은 아시안게임 야구에 큰 관심이 없다. 일본은 계속해서 사회인(실업) 선수들을 아시안게임에 내보내 크게 위협적인 전력은 아니고, 대만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병역혜택이 사라지면서 대만 프로리그에서 선수 차출에 보이콧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한국은 다른 팀들과는 비교가 안 된다. 국제대회를 통해 병역혜택을 받고자 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게 있다. 이번 대표팀도 군 미필 선수만 13명으로 전체 엔트리 24명의 절반이 넘는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이들의 최고 관심사는 금메달 보다는 병역혜택이라고 봐도 된다. 게다가 이미 병역을 해결한 선수들 가운데서도 반드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필요한 선수가 있는데, 올 시즌 후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김광현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야만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전력이나 주변 여건 모두 한국이 대만에 우세할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공은 둥글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이라는 반면교사 삼아야 할 대회도 있다. 컨디션 조절 실패, 방심은 자칫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이 부분을 선수들에게 거듭 강조했고, 선수들은 22일 태국전에서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4일 선발투수로 한국은 양현종을 일찌감치 내정했다. 양현종은 올해 리그에서 15승 7패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 중인데, 후반기들어 구위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체력을 비축했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대만 대표팀에는 수준급 좌타자들이 많은데, 이들을 제압하기에는 양현종이 제격이라는 게 류중일 감독의 계산이다. 반면 대만은 아직 선발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뤄밍츠 감독은 23일 기자들의 질문에 "내일 경기 전에 확인해 보라"고 답했다.
대만전은 사실상 준결승이나 다름 없다. 대만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한국은 2승이 되는데, 남은 경기가 홍콩인 점을 감안하면 3전 전승으로 B조 1위가 확실시된다. 준결승 대진은 A조 2위와 맞붙게 되는데, 현재로서는 중국이 유력하다. 중국은 22일 일본전에서 0-11로 콜드게임 패배를 당할 정도로 전력이 약하다. 결국 24일 대만전은 결승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과 일본은 한 번도 맞붙지 않을 가능성까지 있다. 만약 대만이 B조 2위로 진출해 A조 1위가 확정적인 일본과 만나 승리를 거두면 결승전은 다시 한국과 대만이 된다. 류중일 감독도 이 점을 감안하고 있기 때문에 "5전 전승으로 우승할 것"이라고 말한다. 24일 대만전에서 져도 결승 진출은 가능하지만 전승을 거두는 게 훨씬 쉬운 길이다. 게다가 대만과 일본의 선수 수준으로 봤을 때 전승 우승을 해야만 체면치레가 된다.
그 만큼 중요한 경기지만 선수들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하던대로 한다'가 선수들의 생각이다. 결승행 지름길이기 때문에 류중일 감독은 "(결승전 선발) 김광현과 (홍콩전 선발) 홍성무 빼고 투수 전원 대기"라고 말한다. 공은 둥글지만, 한국 대표팀은 필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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