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힘의 야구’ 대만, 장타주의보 발령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9.24 06: 55

분명 전체적인 기량에서 한국이 대만에 앞선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특히 대만 타자들의 장타력은 조심해야 한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대만과 2014 아시안게임 B조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사실상 B조 1위를 가리는 승부. 게다가 승자는 준결승 상대로 일본을 피한다. 즉, 이번 경기의 승자는 결승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양 팀이 결승에서 만날 확률도 상당히 높다. 때문에 승자는 기선제압 효과도 누린다.
낙승이 예상되나, 큰 거 한 방을 얻어맞을 경우, 경기 흐름이 꼬이게 된다. 대만은 23일 태국전에서 시작부터 장타를 터뜨리며 크게 앞서나갔다. 3번 타순에 배치된 귀옌원을 시작으로 천쥔시우 장즈시엔 주리런 장진더가 모두 외야로 타구를 날렸다. 특히 장즈시엔은 묵동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대만은 2회까지 장타본능을 마음껏 발휘하며 13점을 뽑았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한국은 대만전 선발투수로 좌완 파이어볼러 양현종이 나설 예정이다. 구위와 경험 모두에서 양현종이 대만 타자들보다 우위에 있다. 그러나 패스트볼 위주의 정면승부를 택한다면, 예상치 못한 장타를 허용할지도 모른다. 대만은 홈런을 터뜨린 장즈시엔을 포함한 야수 5명이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다. 대부분 싱글A 선수들로 정교함과는 거리가 있으나, 힘과 힘의 대결에서는 경쟁력이 있다. 컨트롤은 떨어져도 150km 이상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은 마이너리그기 때문에, 빠른공에 대한 적응력은 높다.
결국 양현종 입장에선 코너워크와 구종배합에 신경 써야 한다. 단순히 힘으로 윽박지르려 하다가는 아찔한 결과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구위에 치중하는 것보다 꾸준히 구종에 변화를 주면서 다양한 로케이션에 공을 꽂아 넣는다면, 대만 타자들을 쉽게 흔들 수 있다.
실제로 대만은 태국전에서 일정한 타이밍에 꾸준히 스트라이크를 넣은 태국 선발투수 파누앗을 상대로 13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구속에 변화를 주고, 투구 타이밍도 파누앗보다 다양한 시랍홉이 마운드에 오르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뜨겁게 불타던 타선이 순식간에 식었고, 삼자범퇴도 두 차례 당하며 추가점에 실패했다.
공인구가 탄력이 좋고, 문학구장도 홈런이 잘 나오는 편이다. 때문에 대만 타자들은 한국전에서도 기존 스타일을 유지하며 적극적으로 달려들 확률이 높다. 이를 양현종과 강민호 배터리가 이용하면, 무실점도 가능하다. 로케이션만 되도 적극적인 대만 타자들에게 범타를 유도해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을 수 있다. 비슷한 유형의 타자가 많은 만큼, 노선을 확실히 정하고 들어가면 일발장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힘을 지닌 대만 타자지만, 한국 역시 거포가 많다. “나성범 박병호 강정호가 나란히 나온다니. 투수 입장에서는 생각하기도 싫을 것 같다”던 김현수의 말이 대만 투수들에게 고스란히 적용될 것이다. 투수력과 수비에선 한국이 크게 앞선다. 장타만 내주지 않으면 대승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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