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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유도] '비운의 천재' 방귀만, 부분마취하고 따낸 눈물의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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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희선 기자] "맏형으로서 끝까지 노력하자고 생각했죠."

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이 처음으로 실시된 단체전에서 우승을 따냈다. 한국은 2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남자 유도 단체전 결승전에서 1패 뒤 내리 4연승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광현(66kg)-방귀만(73kg)-김재범(81kg)-이규원(90kg)-김성민(90kg 이상)으로 결승전에 나서 4-1 승리를 거두고 금빛 메치기에 성공한 것. 전날 남자 81kg급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재범은 2관왕과 대회 2연패의 기쁨을 골고루 누리게 됐다.

하지만 이날 단체전 금메달의 보이지 않는 조력자는 큰 형 방귀만(31, 남양주시청)이었다. 첫 번째 주자 최광현이 패하면서 자칫하면 끌려갈 수 있는 상황에서 두 번째 경기에 나선 방귀만은 와키바예프에게 먼저 절반을 내주고도 3분 35초 다시 절반으로 균형을 맞췄다. 곧바로 한판을 선언하지 않은 게 아쉬웠을 정도로 제대로 기술이 들어갔다. 위축된 와키바예프는 소극적으로 경기를 펼치다 지도 2개를 받았고 방귀만이 승리를 거뒀다. 승기를 한국 쪽으로 돌려놓은 경기였다.

방귀만의 부상 투혼이 빛난 경기였다. 방귀만은 이날 이란과 8강전 경기서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단체전 금메달을 바라보는 후배들의 앞에서 맏형으로서 아픔을 호소할 수는 없었다. 압박붕대를 감고 이를 꽉 깨물었다. "손가락에 부상을 당했는데 팀 동료와 감독님이 격려에 부분마취를 하고 경기에 임했다. 맏형으로서 끝까지 노력하자고 생각했다"는 방귀만의 부상 투혼이 시상대 위에서 빛나는 발판이 된 셈이다.

지난 21일 열린 남자 유도 73kg급 개인전에서 라이벌 아키모토 히로유키(일본)를 넘지 못하고 동메달을 목에 건 방귀만은 이번 단체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방귀만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못 얻어내서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자고 선수들과 얘기했다. 유종의 미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다같이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선수들과 기쁨을 나눴다.

'비운의 천재' 방귀만은 이번 단체전 금메달이 각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부상과 부진의 반복, 도핑테스트로 인한 2년간의 선수 경력 공백. 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결과물 앞에 지난 고생은 눈녹듯 사라졌다. 어느새 대표팀의 맏형 자리까지 온 방귀만은 경기 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집사람과 아들이 보고 싶다. 오늘 아기가 아파서 병원에 있다"고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방귀만은 은퇴 대신 2016년을 바라보고 있다. "1년 정도 쉬다가 체력을 끌어올린 지 1년 반 정도 됐다. 가급적 체력이 따라주는 한 올림픽까지 도전해볼 생각이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 방귀만, 그가 따낸 금메달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이어지는 도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방귀만의 금빛 메치기를 보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costba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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