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농구] 필리핀 기자, “문태종 정말 38살 맞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28 11: 31

“도대체 저 선수 나이가 몇 살이냐? 38살? 오 마이 갓!”
이제 필리핀 국민들 중 문태종(39, LG)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 결선리그 H조 2차전에서 필리핀을 접전 끝에 97-95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전에서 필리핀에 패한 통쾌한 복수를 했다.
문태종은 전반에만 21점을 넣는 등 총 38점을 폭발시켜 승리에 결정적 공헌을 했다. 한 때 16점까지 뒤졌던 한국은 4쿼터 막판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마치 이상민의 역전 버저비터 3점슛으로 필리핀을 잡았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을 연상케 했다.

문태종의 활약은 한국을 찾았던 필리핀 취재진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필리핀 스포츠 전문언론사 ‘SPIN’의 루벤 테라도 기자는 “문태종이 도대체 몇 살이냐?”고 물었다. 38살이라고 대답해주자 “믿어지지가 않는다. 모든 슛이 다 꽂히는 것 같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필리핀 취재진은 기자에게 문태종의 이력과 활약상에 대해 상세하게 물었다. KBL에서 뛰기 전 유럽에서도 특급선수로 뛰었다는 설명에 그럴만 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필리핀은 농구가 국기다. 국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포츠가 농구라는 뜻이다. 이날 농구장에는 수많은 필리핀 기자들과 팬들이 찾아 이를 반영했다. 테라도 기자는 “아마도 오늘부터 필리핀 국민들 중 문태종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2002년 우리에게 패배를 안겼던 이상민의 이름도 다들 기억하고 있다. 필리핀에게는 더할 수 없는 뼈아픈 패배”라고 설명했다.
공식기자회견장에서도 문태종은 단연 화제의 인물이었다. 한 외신기자는 문태종에게 한국 사람이 맞는지 언제 귀화를 했는지 물었다. 피부색으로 미루어보아 문태종이 한국과 전혀 상관없이 귀화한 선수인지를 궁금해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문태종은 “난 여기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한국 사람이고, 아버지가 미국 사람이다. 유럽에서 주로 뛰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4년 정도 뛰었다. 난 100% 한국사람”이라며 혈통과 태극마크에 자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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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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