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탁구] 男 단체, 진돗개 돼 '호랑이' 중국 사냥 나선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9.30 06: 07

진돗개가 호랑이 사냥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진돗개는 겁을 먹지는 않는다. 호랑이와 싸우는데 결코 물러섬이 없다. 이런 모습은 유남규 남자 탁구대표팀이 중국을 맞이할 선수들에게 바라는 모습이다.
유남규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 대표팀은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중국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체전 결승전을 갖는다. 1986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8회 연속 단체전 결승에 오른 남자 대표팀은 1990 베이징 대회 이후 24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대표팀은 1994 히로시마 대회부터 2010 광저우 대회까지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에 막혀 5회 연속 은메달에 머물렀다.
금메달 도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으로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반면 한국의 순위는 4위. 단순한 비교로는 3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중국은 단체전에 출전하는 선수 대부분이 톱 랭커다. 쉬신(1위)과 판전둥(2위), 마룽(3위), 장지커(4위)가 단체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그나마 가장 낮은 순위가 13위의 저우위다.

만리장성을 넘어서려는 한국의 경우 가장 높은 순위의 선수는 주세혁(삼성생명, 17위)이다. 게다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주세혁과 김민석(KGC인삼공사, 19위)가 전부다. 거기에 이정우(울산시탁구협회, 35위)와 정상은(삼성생명, 48위), 김동현(에쓰오일, 119위) 등이 힘을 보태고 있지만, 중국 선수들의 명성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주눅은 들지 않겠다는 것이 남자 탁구의 입장이다. 유 감독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진돗개가 호랑이를 상대할 때 물고 놓지 않는 것처럼 해야 한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진돗개가 되라고 주문하고 있다. 중국이라고 겁을 먹어 시작 전부터 기선 제압을 당하는 것을 많이 봤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뜻은 변하지 않았다. 유 감독은 지난 29일 대만을 물리친 이후에도 "24년 전에는 중국전 승률이 6~70%는 됐다. 그러나 지금은 5~10% 정도다. 중국이 최강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냥 물러서서는 안된다"며 "선수들에게 은메달에 만족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는 금메달을 가지러 온 것이라고 했다. 질 수도 있지만 진돗개가 호랑이를 무는 느낌으로 마지막까지 한 세트라도 더 딸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자 대표팀에서 최고참이면서도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주세혁은 "중국이 너무 어렵고 최강인 상대다. 최근 전적에서는 절대적으로 밀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홈 어드밴티지가 있다. 게다가 연승으로 상승세도 탄 만큼 내일 후련하게 경기를 해보고 싶다"며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화끈한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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