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여신' 신민아는 왜 '아줌마'가 됐을까[인터뷰]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김경주 기자] 보기만 해도 입이 절로 벌어지는 여신이 귀를 틀어막을 정도로 잔소리가 심한 아줌마로 돌아왔다. 현관에서 화장실, 화장실에서 거실, 거실에서 안방까지 남편을 쫓아다니며 잔소리를 퍼붓는 배우 신민아의 모습은 영락없는 '아줌마'. 최근작 '경주'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던 찻집 주인도 아니고, MBC 드라마 '아랑 사또전'에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귀여운 귀신 아랑도 아니고.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속 신민아의 이토록 흐트러진 모습은 색다를 정도다.

어디 이뿐이랴. 짜장면 그릇에 얼굴이 박히고, 못 부르는 노래를 억지로 부르다 음이탈이 나고, 첫사랑 앞에서 망신을 당하고. 아줌마가 된 신민아는 철저하게 망가졌다. 여신의 이미지가 산산조각 났을 정도로.

여신이 망가져서 어떡하나. 망가진 것에 대해 걱정은 없는지 살짝 물었더니 신민아는 오히려 더 망가졌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더 웃기게 나왔어야 했단다. 편집된 부분들에 코믹한 부분들이 많았지만 영화 본편에는 담기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오히려 더 망가지고 싶었어요. 더 웃기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그게 많지는 않아 아쉬워요. 미영의 모습은 (코믹한 것보단) 뒤에 여자로서 느끼는 부분들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조금 더 망가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어쨌든 아줌마 역할이니까 여기서 막 내가 기존의 모습들처럼 나오면 안 될 것 같다는걸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욕심을 냈는데 편집된 부분도 있고 그런 부분은 좀 아쉽네요. 하하"
 


의외의 대답이었다. 더 웃기고 싶었다니. '여신'은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신민아는 '여신'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 않았던 것. 게다가 '여신' 이미지는 대중이 만들어준 이미지일 뿐이라며 그런 것에 국한되는 역할 선택을 하고 싶지 않단다.

"여신이라는 이미지는 대중이 만들어주신 이미지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여신' 이미지의 역할들을 해왔기 때문에요. 영화 '달콤한 인생' 속 캐릭터는 진짜 환상 속에 있는 인물이잖아요. 그런 이미지가 컸던 것 같아요. 초반에 그런 걸 해와서 여신 이미지가 돼버린 거죠. 만약 제가 초반에 다른 것들을 했다면 다른 이미지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망가지는 것도, 심지어 더 웃기고 싶었던 것도, 아줌마가 되는 것도, 신민아가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선택하면서 망설이지 않았던 건, 여성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고민들과 느낌들에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일을 하고 있는 본인으로선, 극 중 맞벌이 부부 미영의 이야기가 더욱 공감이 됐을 터.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내가 왜 시나리오에 공감했었지? 결혼하지도 않았는데?' 라는 질문을 했었어요. 결론은 이거였죠.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오랜 연애 끝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삐그덕 거렸을 때의 그 당황스러움 등은 연애가 아니더라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죠. 그리고 결혼이 아니더라도 30대가 되고 나이를 먹으면 여자로서 잃어가는 부분도 있고 느끼는 부분도 있잖아요. 저도 서른이 되면서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느낀 것 같아요."

"원작과는 다르게 우리 영화가 달라진 점은 맞벌이 부부 콘셉트라는 건데 현실에서도 맞벌이 부부가 많잖아요. 여자들도 일을 하고. 그런 면에서 안팎으로 여자들이 느끼는 고민이나 결혼에 대한 환상을 현실적으로 느꼈을 때 여자들이 느끼는 고민들을 표현해보려고 고민했었던 것 같아요."

 


trio88@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