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 파티' 주최 니퍼트, 팀 승리까지 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02 06: 15

경기장 안에서, 그리고 밖에서도 더스틴 니퍼트(33, 두산 베어스)는 에이스였다.
니퍼트는 지난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있었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니퍼트는 13승(7패)째를 거뒀고, 6위 두산은 4위 LG에 1.5경기차로 접근했다. 마운드 위에서 역투를 펼친 니퍼트는 변함없이 돋보였다.
더 든든한 것은 니퍼트가 마운드 위는 물론 경기장 밖에서도 에이스의 품격에 걸맞은 행동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미리 광주로 이동해 이번 원정에 대비했고, 니퍼트는 광주 소재의 한 식당에서 선수단에 소고기를 대접했다. 하나로 뭉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보자는 의미였다.

홈이 있는 서울이 아닌 광주까지 내려가서 선수단 회식을 책임진 것도 이유가 있었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오재원과 민병헌, 김현수가 그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니퍼트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이 돌아오고 난 뒤 모두와 함께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니퍼트는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기간에도 수차례 팀 동료들과의 화합을 위한 저녁 회식자리를 만들었다. 팀의 주장인 홍성흔도 “니퍼트는 이미 외국인 선수가 아니다”라며 팀을 생각하는 외국인 선수의 마음에 감사를 표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두산 선수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지만, 니퍼트는 외국인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팀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한국에 온 첫해인 2011년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어 정규시즌만 치렀는데, 올해 다시 그런 아픔을 겪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에 웃었던 적은 없기에 니퍼트는 아직 승리에 목말라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 3인방이 인천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며 금메달의 기를 가져왔고, 니퍼트가 주최한 회식에서 팀워크를 다진 두산은 휴식기 후 첫 경기에서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두 에이스인 니퍼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가장 바람직한 2가지 방법으로 증명해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