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못 넣는 서울 위해 정조국이 해줘야 할 일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0.06 06: 30

FC서울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승리를 이끄는 시원한 골이 터지지 않는, '골 가뭄'이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0라운드 수원 삼성과 홈 경기서 0-1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서울은 최근 이어오던 상승세에 연달아 제동이 걸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호주원정서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의 꿈이 좌절된 서울은 리그 9경기 연속 무패(6승 3무)도 끊기며 주춤하게 됐다.
패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극명한 것은 역시 골 결정력이다. 서울은 최근 극심한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는 8강 1, 2차전과 4강 1, 2차전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고, 그나마 사정이 나은 리그서도 최근 3경기 1득점에 그치고 있다.

현역 시절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최 감독이기에 골 가뭄을 바라보는 마음은 더욱 애가 탈 것이다. 최 감독은 "찬스를 못 만드는 것은 아닌데 결정력 문제"라고 말문을 연 후 나즈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까지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이런 상황을 빨리 반전시킬 수 있는 골이 나와줬으면 좋겠고, 조급해하지 말고 냉정함을 찾았으면 싶다. 그러면 힘을 빼고 득점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선수들이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득점을 만들어내기를 권했다.
최 감독의 말대로 서울이 득점 기회 자체를 못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날 슈퍼매치서도 수원의 골망을 흔들만한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전반 18분 에벨톤의 슈팅과 전반 27분 김진규의 헤딩, 그리고 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 날린 에스쿠데로의 슈팅이 그랬다. 하지만 김진규의 헤딩은 골대를 맞췄고, 에스쿠데로의 슈팅은 정성룡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좋은 기회는 있었지만 사소한 불운들과 '한 방'을 제대로 꽂아줄 결정력 부재가 겹쳐 패배로 이어진 셈이다.
기회를 만들고도 골을 넣지 못하면 서울은 점점 지쳐갈 수밖에 없다. 승리를 결정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골이 필요하다. 에벨톤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고, 에스쿠데로는 성실하지만 역습 상황에서 발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몰리나의 크로스도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잘라먹는, 결정력을 갖춘 해결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때문에 최 감독은 전역한 정조국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경기 전에도 정조국이 서울의 미흡한 골 결정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이야기한 최 감독은 패배 후에도 "오늘 경기를 통해 평가하기보다 다음 경기, 다다음 경기를  꾸준히 지켜봐야한다. 어느 순간 득점포 터뜨려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믿음을 이어갔다.
정조국이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그리고 서울을 위해 해줘야 할 일은 분명하다. 골을 넣는 것이다. 그 주에서도 첫 번째는 박스 안쪽에서 공간을 선점하는 것이다. 최근 박스 안 플레이에서 유독 고전하는 서울을 위해 장신의 정조국이 좋은 위치를 잡아줘야한다.
두 번째는 거침없는 슈팅이다. 최 감독도 "슈팅 본능이 있는 선수다. 일단 슈팅을 때려야 세컨드볼이라도 잡을 것이 아닌가"라고 이야기했듯,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슈팅을 퍼부어줄 필요가 있다. 그것이 서울을 위한, 그리고 돌아온 패트리어트 본인을 위한 정조국의 첫 번째 미션이다.
costball@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