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창우, "부족하지만 국가대표 도전해보고 싶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0.09 07: 29

"아직 많이 부족하죠. 하지만 언젠가 도전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국가대표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요즘 주변이 많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임창우(22, 대전)는 웃었다.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조금은 얼떨떨한 감도 없잖아 있는 듯했다. 하지만 120분 남북대결이라는 극장에서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쏜 남자'로 기억될 임창우는 여전히 겸손하고 또 진지했다.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무리하고 대전에 합류한 임창우와 8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밝은 목소리의 임창우는 "한국 축구가 28년 동안 금메달을 못 땄는데, 홈에서 한다는 이점도 있었지만 부담감도 있었다. 선수들끼리 경기 뛴 선수나 안뛴 선수 한 마음이 되어 뛴 것이 금메달이 된 것 같다"고 불과 며칠 전 그 때 그 순간의 소감을 떠올렸다.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 임시민 씨는 경기 후 전화로 "네가 일을 냈다"며 대견한 아들을 한껏 칭찬했다. 임창우는 "어머니는 아예 골 넣는 장면을 안보고 계셨다고 하더라. 고개 숙여서 기도하고 계시다가 관중 소리가 크게 나니까 '누가 골 넣었냐' 했는데 창우가 골 넣었다고 하니까 깜짝 놀라셨다고..." 그렇게 말하며 웃은 임창우는 "경기가 끝나고 핸드폰이 터지는 줄 알았다"며 "고맙다고만 하고 일일히 신경을 못써드렸다. 나중에 시간되면 꼭 다시 한 번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다"고 말을 보탰다.
임창우는 U-13을 시작으로 각급 대표팀을 거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주로,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 소속으로 유일하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천금 결승골을 터뜨린 선수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임창우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 선수는 경기에 뛰는 것이 우선이다. 대전에 올 때도 2부라고 꺼리거나 한 적은 결코 없었다"며 "이번 대회에서 혼자 2부리거였기 때문에 내가 못하면 2부리그 인식이 안좋아질 수 있다는 책임감을 안고 뛰었다"며 대회에 임한 특별한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이제껏 축구 인생 중 가장 짜릿한 순간을 맞은 임창우의 다음 목표는 자신이 뛰고 있는 대전의 클래식(1부리그) 승격이다. 그 목표를 이루고 난 후 더 높은 곳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꿈이 있다. 임창우는 "연령별 대표는 다 거쳤고, 아시안게임 이후 마지막 목표가 국가대표다.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태극마크를 달기에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자꾸만 부족하다하는 임창우에게, 스스로 생각하기에 무엇이 그렇게 부족하냐고 되물었다. 임창우는 "원래 나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무작정 열심히 했다"며 재능 대신 노력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했다. "노력을 통해서 조금씩 경기력도 괜찮아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특히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주목받으니까 방심할 수 없게 됐다"며 영광에만 취해있는 대신 자신의 앞길을 똑바로 직시했다. "못해버리면 그때 잘해서 건방져졌다, 그런 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앞으로 더 노력해서 좋은 선수가 되어야한다"고 스스로를 다진 임창우는 아시안게임의 영광을 뒤로 하고 '더 열심히 뛰는 선수'가 되기 위해 오늘도 그라운드에 나선다. 임창우의 목표는, 또 한 번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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