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협박녀 고소와 소송 그리고 출국까지[종합]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0.20 16: 54

배우 이병헌이 고개를 숙였다. 대중에게 걱정과 실망을 안겼다는 것이 이유였다.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국내 톱스타의 출국 현장이라기엔 안타까운 형색이었다.
이병헌은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아내인 배우 이민정을 걱정했다.
그는 "저 개인에게 쏟아지는 질책이 아닌 저의 가족 그리고 아내에게까지 확대되고 피해가 가는 것이 안타깝다"며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확대되고 또 재생산돼가면서 제 가족과 제 아내가 받는 상처를 막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스스로 도의적으로 질책받을 부분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다만 잘못된 내용으로 양산된 것들은 바로 잡을수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스타들은 논란을 만나면 주로 입을 다문다. 말 한마디에 대중의 관심이 또 한 번 환기되기 때문이다. 그 역시 취재진을 피해 몸을 숨기거나, 침묵으로 일관할 수 있었음에도 그는 직접 입을 열었다.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측은 OSEN에 "그만큼 답답했던 듯하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최근 협박사건에 연루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검찰에 따르면 모델 A씨와 걸 그룹의 멤버 B씨는 C씨의 소개로 만난 후 몇 차례 어울린 이병헌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구했다. 이병헌이 이를 거절하자 앞서 촬영한 음담패설 영상의 일부를 보여주고 현금 50억 원을 요구했다. 이병헌은 이들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달 1일 두 사람을 체포해 구속했다. 이병헌은 같은 달 23일 고소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한동안 잠잠하던 사건은 지난 16일 첫 공판 이후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A씨와 B씨 측은 동영상을 빌미로 이병헌에게 50억원을 요구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그 과정과 경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소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변호인은 "피해자가 A씨에게 지속적인 성관계를 요구했고 A씨가 이를 거절했다. 이에 피해자는 집을 사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했다"며 "모든 것이 처음부터 계획된 범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의식한 듯 "아직 양측의 주장일 뿐"이라고 강조했지만 대중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2012년 1,000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주연이자 2013년 할리우드 출연작을 줄줄이 개봉시킨 그였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루머가 그의 발목을 잡은 셈이었다.
중요한 것은 사건이 진행 중이란 것이다. 판결은 내려지지 않았다. 이병헌은 내달 11일 해당 재판의 증인으로 법정에 설 예정이다.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누구의 말이 맞는지 시시비비가 가려질 기회다. 누구든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 비난을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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