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고의 블루칼라워커가 풋내기 신인의 기량을 인정했다.
서울 삼성은 20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인천 전자랜드에 79-85로 패했다. 3승 1패의 전자랜드는 단독 2위를 고수했다. 삼성(1승 4패)은 창원 LG와 함께 공동 최하위로 추락했다.
전쟁터인 골밑에서 볼 만한 매치업이 벌어졌다. 전체 2순위로 데뷔한 김준일과 프로농구 최고로 궂은일을 잘하는 이현호의 대결이었다.
유도훈 감독은 김준일에게 이현호를 붙였다. 이상민 감독은 포스트업을 지시했다. 김준일은 자신있게 치고 들어갔지만 대선배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김준일이 힘에서 다른 선수를 밀어내지 못한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포스트업에 실패한 김준일은 억지로 패스를 시도했지만 포웰에게 가로채기를 당했다.
심기일전한 김준일은 이현호와 몸싸움을 하면서 공격리바운드를 따내고 골밑슛을 넣었다. 또 김준일은 포웰을 뿌리치고 골밑슛을 넣고, 대선배 주태수의 골밑슛을 블록하는 등 공수에서 돋보였다. 김준일은 11점, 5리바운드, 1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하지만 4쿼터 가장 중요한 순간에 햄스트링 부상이 도지면서 코트에서 물러났다.
이현호가 보기에도 김준일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경기 후 이현호는 후배에 대해 “처음에 김준일을 대학교 1학년 때 봤다. 살만 찌고 힘만 셌다. 지금은 힘과 높이를 갖췄다. 리바운드를 들어오는데 같은 쪽으로 (공이) 튀면 10개면 10개 다 뺏기겠더라. 굉장히 좋은 선수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 같다”면서 덕담을 했다. 프로농구 최고 수비수가 김준일의 힘과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유도훈 감독 역시 “1 대 1은 아니었지만 오펜스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을 잘했다”고 김준일을 좋게 봤다. 신인 선수가 좀처럼 듣기 어려운 칭찬이었다. 궂은일과 리바운드에서 김준일은 이동준보다도 낫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상민 감독이 보는 김준일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이 감독은 “햄스트링에 통증이 와서 (4쿼터에) 어쩔 수 없이 뺐다. 준일이가 (대학 때) 용병 없이 서다가 자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이로우와 포스트업을 자신 있게 하라고 했다. 바깥에서 자신 있게 쏘라고 했다. 잘 뛰고 리바운드도 잘했다”고 했다. 프로 적응만 마치면 더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격려였다.
앞으로 이상민 감독은 외곽성향이 짙은 1순위 외인 리오 라이온스를 3번으로 써볼 계획이다. 김준일은 물론 이동준, 송창무, 김명훈, 방경수 등 국내선수 빅맨자원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다. 앞으로 김준일이 삼성에서 해야될 일들이 더 많아 보인다. 김준일이 무럭무럭 자랄수록 삼성은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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