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두산, 자율 기반 맞춤형 관리야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22 05: 57

두산 베어스가 새 사령탑 김태형 감독과 함께 새롭게 출발한다.
두산은 지난 21일 김태형 신임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송일수 전 감독 체제 하에서 6위까지 떨어진 두산은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감독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소통 능력이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 감독이 친정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선임 발표 후인 21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20일 저녁에 구단의 제의를 받았다.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기쁘면서도 담담했다.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단과의 계약 조건(기간 2년에 계약금 3억, 연봉 2억)에 합의한 김 감독은 22일 잠실구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감독직을 본격적으로 수행한다.

3년 동안 SK에 속해 있었지만, 그래도 두산이 더 익숙한 팀이다. 선수와 코치로 22년간 몸담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꽤 오랜만에 돌아온 친정이지만 김 감독은 “우려되는 점은 특별히 생각하지 않았다. 항상 봐 왔던 선수들이다”라는 말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두산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혹평을 가했다. 팀의 문제점을 진단해달라는 말에 김 감독은 “화수분 야구가 사라졌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이 성적과 연결된 것 같다. 선수들이 빨리 포기하지 않도록 잡아줄 구심점이 안 보였다. 일부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과 책임감이 과거와 다른 것 같다.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며 정신력을 강조했다.
코칭스태프를 조각하는 것도 신임 감독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코칭스태프 구성에 있어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구단과 상의해 필요한 인물을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평소 눈여겨본 코치가 있냐는 말에 김 감독은 “이제 막 감독이 되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배터리코치로) 작전을 내다보니 능력이 좋다고 생각했던 코치들은 있다”고 말했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선수단 파악이다. 김 감독 역시 동의한 부분. 이를 바탕으로 훈련을 시키겠다는 철학이 있었다. “지도자가 강하게 끌고 가겠다고 해도 선수들 스스로가 대충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선수들 몸 상태에 맞춰 개인별 훈련 량을 조절하겠다. 단체 훈련을 많이 하는 것보다 기본적인 것만 하고 자율에 맡기면서 조금씩 관리를 해줄 것이다”라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
김 감독의 설명을 종합하면 선수들의 개인 기량과 체력, 현재 몸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훈련을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그리고 단체 훈련을 줄이는 대신 자율성을 부여하는 부분이 기존에 비해 커질 것이라는 점도 알 수 있다.
자신의 야구를 한 마디로 정의해달라고 하자 다시 정신력으로 돌아갔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흔히 얘기하는 ‘허슬두’다.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책임감을 줄 것이다. 자율적으로 맡기면서도 관리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 경기에 들어가서는 선수들이 하고, 나는 사이에서 관리해주는 일을 할 것이다”라고 끝맺었다. 기본 틀은 자율이지만, 거기에 선수별 맞춤형 관리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 감독의 시도가 두산을 다시 깨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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