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하위타선 포수의 반란, 시리즈 흔들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22 22: 22

그야말로 하위타선 포수들의 반란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포수들의 반란이 뜨겁다. 특히 LG 트윈스 포수 최경철(34)의 좋은 느낌은 계속 이어졌다. 22일 마산구장에서 펼쳐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출전한 최경철은 4타수 3안타에 몸에 맞는 볼 하나를 더했다. 팀도 4-2로 승리해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만 남겼다.
최경철은 LG가 NC를 제압한다면 시리즈 MVP에도 가장 근접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1차전 3-0 상황을 6-0으로 바꿔놓는 3점홈런으로 자신의 포스트시즌 통산 첫 타석을 화려하게 장식한 최경철은 공수에서 2연승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1차전에서는 대포 한 방으로 기여했다면, 2차전에는 정교한 소총이 됐다. 2회말 몸에 맞는 볼을 얻어 1루까지 간 최경철은 4회말 1사 1루에는 절묘한 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두 번의 타석에서도 가벼운 밀어치기로 안타 2개를 추가했다.
2경기 동안 8타수 4안타로 LG 타자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것이 바로 최경철이다. 수비에서도 최고였다. 1차전에는 2루 도루를 시도하던 김종호와 이상호를 저지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2차전에 대주자로 나온 이상호는 3루 도루를 감행하며 설욕을 노렸지만, 이번에도 최경철의 신속 정확한 송구에 막혔다.
이번 시리즈 전만 하더라도 최경철에 대한 기대치는 공격보다 수비 측면에서 더 높았다. 수비가 본연의 임무였다면, 공격은 덤이었다. 2차전까지의 최경철은 자기 일(수비)을 해내면서 보너스(공격) 선물까지 주고 있다. 만점짜리 포수의 모습 그 자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포스트시즌에서는 중심타선보다 하위타선에서 ‘미치는 선수’가 나올 확률이 크다고 말한다. 중심타선은 경계의 대상이지만, 하위타선을 맞아서는 투수들의 집중력도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 통념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경철은 길었던 무명 설움을 가장 많은 눈들이 지켜보는 가을잔치에서 훌훌 털고 있다.
팀 패배로 크게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친정 팀을 상대로 첫 포스트시즌에 출전하고 있는 NC의 백업포수 이태원도 작은 반란을 일으켰다. 바로 2차전에서 LG를 1점차까지 추격하는 우중간 적시타를 날렸다. 팀은 패했지만, 정규시즌 타율 1할2푼1리의 빈공에도 불구하고 중요할 때 한 방을 쳐줄 수 있다는 경계심을 상대에 전달할 수 있었던 점은 작은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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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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