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최악의 시즌 보낸 버틀러, 위기에서 부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23 12: 39

은퇴한 마이크 스위니와 함께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암흑기 타선 아이콘이었던 빌리 버틀러(28)가 월드시리즈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버틀러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201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동점타와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버틀러가 살아난 캔자스시티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다.
데뷔 후 지난해까지 버틀러는 암흑기를 보내고 있던 캔자스시티 타선의 중심이었다. 수비와 주루에는 능하지 않지만, 타격 능력만큼은 리그 전체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이었다. 2012년 타율 3할1푼3리, 29홈런 107타점으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와 실버 슬러거에 선정된 것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 꾸준함이 버틀러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최소 158경기에 출장했고, 전형적인 파워히터는 아니었지만 정교한 타격과 함께 늘 두 자릿수 홈런을 해냈다. 지난 시즌에는 전 경기 출장이라는 값진 기록도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최악의 시즌이었다. 버틀러는 올해 151경기에 출전했는데,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출장 수였다. 기록에 있어서도 타율 2할7푼1리, 9홈런 66타점으로 실망스러웠다. 타율은 생애 최저였고, 홈런은 92경기에 출전한 2007년(8개), 타점은 124경기에 나선 2008년(55타점) 이후 가장 낮았다.
팀은 2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가을잔치에서도 버틀러를 위한 시간은 쉽게 오지 않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유감없는 활약을 펼쳤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9타수 무안타 부진에 빠지는 등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도 월드시리즈 1차전까지 타율 2할3푼3리(30타수 7안타)로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팀이 1패를 먼저 당한 채로 임한 2차전에서 버틀러의 가치가 발휘됐다. 1회말 첫 타석에서 0-1로 뒤지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좌전 적시타를 뽑아낸 버틀러는 6회말에는 2-2의 균형을 깨는 좌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이 적시타는 결승타가 됐다. 결정적인 타점 2개로 이번 시즌의 설움을 날린 버틀러였다.
월드시리즈 2차전은 버틀러에게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했다. 1차전에서 3타수 1안타로 나쁘지 않았던 버틀러의 방망이가 2차전에서 침묵해 팀의 패배로 이어졌다면, 타선 전체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찬스를 놓치지 않은 영웅 본능을 과시한 버틀러가 있어 캔자스시티는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승리를 맛볼 수 있었다. 위기에서 부활한 버틀러는 오래 몸담은 캔자스시티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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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적시타를 터트리는 버틀러와 홈을 밟고 있는 로렌조 케인./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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