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대 수재 공학도, 日 프로야구 지명 화제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10.24 06: 32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최근 일본 아마추어 야구 분위기 속에서 또 한 명의 수재 야구선수가 탄생했다.
일본 외신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 회의에서 교토대학의 다나카 에이스케(22)가 지바롯데 마린스에 2순위 지명을 받았다. 다나카는 "타자를 향해 가는 길을 프로에서도 계속 이어가고 싶다"며 입단 의사를 밝혀, 교토대는 역사상 최초로 프로야구 선수를 배출하게 됐다.
효고현 출신의 다나카는 일본 대학 순위 최상위권에 위치한 교토대 공학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수재다. 4학년인 올해 그는 'SFA(표면력 측정 장치)에 있어 수화 구조의 역계산 이론'이라는 주제의 졸업 논문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대학에서는 투수로 뛴 다나카는 최근 4년간 교토대 역대 최다인 통산 8승을 거뒀다. 2학년 때는 간사이 학생 야구 리그에서 첫 승을 거두면서 팀의 연패를 60패에서 끊어주기도 했다. 공부를 하면서도 꾸준히 훈련을 한 그는 최고 속도 149km의 강속구와 다채로운 변화구로 프로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프로 지명의 꿈을 안고 연구실 대신 드래프트장을 찾은 다나카는 "지명될지 몰라 너무 긴장했다.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돼 안심했다. 높은 평가에 감사하고 있다"며 기뻐했다. 그는 대기업 종합상사에 입사를 내정받기도 했으나 이를 포기하고 프로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내가 성공하면 여러 사람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 멀지만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제 익숙해진 '운동선수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 우리나라에는 많이 퍼져 있지 않다. 지난해에는 덕수고 야구부를 졸업한 이정호가 서울대 사범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해 공부와 야구부 활동을 병행하기도 하지만 아직 극히 드문 사례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서도 일본 프로 지명의 바늘구멍을 뚫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다나카의 예처럼 우리나라도 서서히 인식을 바꿔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직 척박한 프로 미지명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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