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최강 LG 불펜, 가을에 더 강하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0.24 06: 22

LG 트윈스의 불펜 필승공식이 포스트시즌서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혈투를 펼쳤지만, 불펜진은 양상문 감독의 세밀한 관리로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LG가 양질의 불펜진을 통해 포스트시즌서도 기적을 쓰려고 한다.
LG는 지난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7회말 2점을 내주긴 했으나 박민우와 이종욱, 두 좌타자를 막는 데 심혈을 기울이며 필승공식을 완성시켰다. 무엇보다 이날 등판한 네 명의 불펜투수 모두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신재웅은 여전히 150km 내외의 강속구를 뿌렸고, 신정락의 커브는 타자들을 움찔거리게 했다. 이동현은 특유의 절묘한 로케이션과 힘으로 NC 타선을 압도했고, 봉중근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9회말을 마쳤다. 다소 기복을 보였던 페넌트레이스보다도 안정된 투구였다.
실제로 LG 양상문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내내 불펜진에 대한 자신감을 꾸준히 드러냈다. 선취점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선취점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상대가 1, 2점을 앞서가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시즌 중 역전승도 많았다. 우리 불펜투수가 좋기 때문에 중후반 승부가 가능하다”며 “NC 불펜진도 좋지만 불펜진의 힘만 놓고 보면 우리가 조금 낫다고 본다. 실점을 해도 빅이닝만 내주지 않으면 된다. 먼저 점수를 내줘도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덧붙여 양 감독은 불펜진이 강한만큼, 포스트시즌서 흔히 나타나는 선발투수의 불펜 등판도 없을 것이라 선을 그었다. 양 감독은 “개인적으로 선발투수가 1+1으로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지만, 무리하게 써서 포스트시즌 다음 무대에 올라가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상황에서는 선발투수-롱맨-셋업맨-마무리투수로 한 경기를 치르는 게 맞다. 포스트시즌서 총 17경기를 할 수도 있는데 무리하게 투수들을 쓰면 중간에서 떨어지게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6연전을 소화해야하는 페넌트레이스와는 달리, 포스트시즌 시리즈는 중간 중간 휴식일이 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선 2차전과 3차전, 그리고 4차전과 5차전 사이가 이동일이다.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 역시 7차전을 모두 치러도 중간에 이틀은 쉰다. 한 편으로는 페넌트레이스보다 포스트시즌이 불펜진을 관리하기 쉬울 수 있다. 게다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이틀 연속 비로 연기되면서 현재 LG 불펜진의 체력부담은 ‘제로’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양 감독은 포스트시즌서 불펜진의 비중을 크게 가져가고 있다. 정규시즌보다 선발투수를 빨리 내리고 서둘러 불펜싸움을 펼친다. 비록 1차전에서 류제국이 5회초 헤드샷으로 퇴장당했으나, 애초에 양 감독은 류제국을 길게 끌고 가지 않으려 했다. 실제로 2차전에선 무실점 호투하던 우규민을 6회말에 교체, 남은 아웃카운트 12개를 불펜투수들에게 맡겼다. 3차전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양 감독은 2차전 승리 후 “3차전 역시 우리가 이기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불펜진을 가동할 생각이다”며 시리즈 스윕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포스트시즌에선 불펜진이 강한 팀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LG처럼 다양한 유형의 불펜투수들이 포진된 경우는 더 그렇다. LG 불펜진은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4.22로 리그 정상에 올랐다. 리그 전체 평균인 5.20보다 약 1점을 덜 내주고 있고, 후반기에는 3.54로 전반기보다 더 막강했다.
게다가 특정선수의 혹사도 없었다. 유원상이 66경기 68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전체 불펜투수 이닝 부문 8위에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20위 안에 LG 불펜투수는 유원상 이동현(59⅓이닝) 신재웅(56이닝) 3명밖에 없다. 투구수를 기준으로 삼아도 유원상이 1062개로 12위, 정찬헌이 927개로 19위, 20위 안에 2명뿐이다. 유원상 윤지웅 정찬헌 신재웅 이동현 봉중근 6명의 불펜투수들이 필승조 역할을 하면서 부담도 6분의 1로 나눴다.
양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그랬듯, 포스트시즌도 넓게 보고 있다. 이미 여러 상황을 가정해 플랜A부터 B, C, D를 세웠다. 막강 불펜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 포스트시즌 마지막 무대까지 응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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