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슈퍼스타K6’ 서태지 미션의 승자, 단연 서태지였다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10.25 07: 23

가수 서태지. 세대를 아우른 문화 대통령 서태지는 가요계의 넘버 원(No.1)이 아닌 온리 원(Only 1)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로 진행된 서태지 미션의 승자는 그래서 곽진언도 김필도 아닌 서태지였다. 감히 누구도 그의 감성을 따라할 수도, 평가할 수도 없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6'는 서태지 미션으로 치러졌다. TOP8(김필, 곽진언, 송유빈, 장우람, 임도혁, 버스터리드, 이준희, 미카)은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앨범부터 2000년대 서태지 솔로앨범까지 다양한 노래를 선곡해 눈과 귀가 즐거운 무대를 꾸몄다.
하지만 서태지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요, 중압감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TOP 8의 저조한 성적과 심사위원들의 극과 극 평가가 이를 뒷받침했다. 특히 김범수는 윤종신 이승철과 수차례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자 “심사위원도 의견이 분분한 것을 보면 서태지 미션이 참가자에게도 심사위원에게도 중압감이 느껴지는 미션 같다”고 말했다.

물론 도전자들의 실력이 하향평준화 되었어도 옥석은 가려졌다. ‘소격동’을 부른 곽진언이 그 주인공. 곽진언이 남긴 울림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 이승철은 “저는 첫 마디 나올 때 헤드셋을 벗었다. 진언 씨의 리얼한 목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듣고 소격동에 가 보고 싶었다. 노래도 잘 어울리고 편곡도 정말 좋았다. 서태지 씨가 곽진언 씨와 함께 리메이크를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고 극찬했다.
김범수는 “곽진언 씨는 미쳤어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진언 씨는 이번 노래를 통해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서태지 씨가 봤어도 아빠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고 극찬하며 97점의 높은 점수를 줬다.
윤종신 또한 “‘소격동’은 원곡의 팬덤이 강한 음악이다. 이런 노래는 리메이크를 하는데 소심해질 수 없는 나이인데도 곽진언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통기타를 치며 자기 노래를 불렀다”고 그의 리메이크 실력에 혀를 내둘렀다. 이렇게 미카의 무대로 시작된 ‘슈퍼스타K6’ 세 번째 경연은 곽진언이 화려하게 장식하며 마무리됐다.
서태지는 이 모든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봤노라 말했다. TOP8의 합동무대 ‘마지막 축제’가 끝남과 동시에 무대에 등장한 서태지는 “오늘 제 노래를 많이 불러주신다고 해서 격려와 응원을 하려고 나왔다. 저도 ‘슈스케’를 많이 보는데 정말 감동적인 무대였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서태지는 그러면서 “대기실에서 무대를 봤는데 오늘 많이 배우고 간다. 새로운 해석에 뿌듯했다. 음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생방송 무대에도 여유가 넘쳤고, 후배를 응원하는 마음이 따뜻했다. 이런 그에게 윤종신은 “제가 서태지씨에게 차트에서 한판 붙자고 했는데 제 노래가 금세 사라졌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윤종신은 이어 평창동 이웃인 서태지에게 “동네에서 만나자. 반가워 태지야”라고 친한 척 인사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지만 서태지가 남긴 마지막 인사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신해철 형님이 형님답지 않게 많이 아프세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면 빨리 일어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 서태지가 울먹이며 신해철의 쾌유를 바랐기 때문.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동시대 청춘을 살았던 신해철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서태지의 모습은 모두를 먹먹하게 만들며 여운을 남겼다. 특히 서태지의 팬들은 그가 은퇴 선언을 제외하곤 좀처럼 감정의 동요를 보인 바 없음에 놀라움을 드러내며 서태지의 간절한 바람에 동참했다.
시대유감을 노래하던 스무살의 서태지는 어느새 아빠가 됐다. 나이를 먹었고 환경도 달라졌다. 하지만 누구도 서태지의 노래를 흉내낼 수 없고, 그의 영향력을 따라갈 수 없다. 가요계를 들썩이게 하는 서태지의 영향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슈퍼스타K6’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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