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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포수 홈블로킹, 이대로 괜찮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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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홈플레이트는 전쟁터다. 기본적으로 투수와 타자들의 싸움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여기에 주자와 포수와의 전쟁도 벌어진다. 하지만 부상은 누구나 원하지 않는 것이다. 홈 충돌에 대한 규정 마련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 때문이다.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양팀의 희비가 엇갈린 장면이 하나 있었다. 바로 NC가 4-3으로 앞선 8회 1사 3루 상황이었다. LG가 폭투에 힘입어 한 점을 따라붙은 가운데 대타 이병규(9번)가 2루수 방면 땅볼을 쳤다. 이에 전진수비를 하고 있었던 2루수 지석훈이 지체 없이 홈을 향해 공을 던졌다. 3루에 있던 대주자 황목치승은 전력을 다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송구가 주자의 반대로 갔다. 타이밍상으로는 세이프에 조금 더 가까웠다. 그러나 여기서 NC 포수 김태군의 순간적인 재기가 빛을 발했다. 김태군은 타이밍이 불리한 것을 순간적으로 간파하고 왼발로 홈플레이트를 막았다. 황목치승의 손이 더 빠를 수 있었지만 왼발에 걸려 홈을 찍는 데는 실패했다. LG의 추격 의지를 가로막은 김태군의 영리한 수비였다.

다만 부상 위험이 있는 장면이었다. 만약 좀 더 세게 충돌했다면 손목이나 팔꿈치 쪽에 부상이 올 수도 있었다. 달려 들어가는 가속도를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다. 충돌의 정도는 다소 다르지만 지난 8월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NC와의 경기에서 손시헌이 상대 포수 강민호와 부딪혀 무릎 부상을 당한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 상황은 매 시즌마다 1~2건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한 번 다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벤치는 가슴을 졸이고 있다.

이에 야구계에서는 홈 크로스 상황에서의 포수 위치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공론화 작업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관행적으로 9개 구단의 모든 포수들이 공이 없는 상황에서도 일단 홈을 지키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날 수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유이며 LG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바꿔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움직이는 것 또한 모두 선수들의 몸을 생각해서다.

MLB에서는 올해부터 홈 충돌 방지 규정(일명 룰 7.13)을 시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이 없는 상황에서 포수는 주자의 진루를 방해할 수 없다. 즉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서 있을 수 없다. 이 경우는 자동 세이프다. 반대로 주자는 공을 떨어뜨릴 요량으로 고의로 충돌할 수 없다. 주로를 벗어나는 편법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는 설사 먼저 홈을 밟았다고 하더라도 아웃이 선언된다. 워낙 큰 부상이 많이 벌어지다보니 마련된 규정이다.

물론 너무 엄격하게 규정을 적용하거나 챌린지에서의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비난에 일부분 손을 보긴 했지만 규정 자체의 큰 틀은 변화가 없다. 포수가 홈을 막고 있으면 주자는 충돌할 수밖에 없고 둘 중 하나는 다치게 되어 있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다른 루상에서는 조금만 접촉해도 규정 위반인데 홈에서만 유독 관대하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치열한 승부도 좋지만, 선수들의 희생이 동반되는 승부는 곤란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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