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슈스케6' 서태지 노래, 부르기가 어렵구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10.25 10: 38

지난 24일 치러진 엠넷 '슈퍼스타K6' 서태지 미션은, 서태지의 노래가 부르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케 했다.
서태지의 음악이 어떻게 재탄생될 것인지 큰 기대를 모은 이날 방송은 '재탄생'이라 할만한 무대를 거의 만들어내지 못하고 멜로디만 따온 '무난한' 무대들을 대거 양산했다. 그중 '소격동'처럼 완전히 다른 톤의 보컬로 멜로디의 묘미를 살린 무대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박자를 놓치고 리듬을 타지 못했으며 가사의 느낌을 전달하지 못했다.
출연자들이 태어나기 이전의 가수라 노래를 이해하는데 어려웠을 거라고도 하지만, 그동안 서태지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은 중견가수의 노래를 멋지게 소화한 오디션 참가자들도 많았다는 점에선 설득력을 잃는다.

편곡도 '무난'했다. 해당 곡의 시그니처라할 수 있는 핵심 사운드를 대부분 배제하고 최근 유행하는 장르로 바꾼 편곡은 지루했다. 감성코어 장르의 '모아이'는 미디엄템포 댄스곡이 됐다. '너에게', '널 지우려 해' 역시 멜로디 자체에 방점을 찍으며 요즘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려는 흔적은 보였지만, 최근 유행하는 문법으로 완전히 바꿔내지도, 서태지의 감성을 살리지도 못했다.
서태지 세대의 추억을 자극하기에도 좀 모자랐다. 출연자들에게 유리한 곡을 선곡하다보니, 서태지의 대표곡은 대체로 빠지고 감성적인 곡 위주로 세트리스트가 짜였다.
그래서 백지영의 "오늘 경연이 재미없었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재발견된 숨은 명곡도, 완전히 달라져 충격을 준 대표곡 무대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승철은 "서태지의 노래는 나이 어린 친구가 불렀을 때 어울린다"는 말을 거듭했는데, 이는 서태지 특유의 목소리가 멜로디를 더 잘 살려낸다는 평이기도 했다.
서태지가 만든 멜로디는 서태지의 목소리에 최적화돼있다는 점, 서태지의 음악에서 의외로 서태지의 보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는 점을 한번 더 확인하는 자리가 된 것. 서태지가 그 히트곡 수에 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큰 조명을 받지 못했던 이유도 가늠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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