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보다 웃긴 '모던파머', 이런 주말극은 처음이지?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0.25 10: 12

SBS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극본 김기호, 연출 오진석)는 웬만한 개그프로그램보다 유쾌하다. 이런 주말드라마가 기존에 있었나 싶을 정도다. 배우의 과장된 표정과 리액션 외에도 다양한 코믹 요소들이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웃음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봤다.
◇ 황당한 CG
'모던파머'에는 황당한 컴퓨터그래픽(CG)이 곳곳에 등장한다. 민기(이홍기)는 할머니의 유산인 1만평의 땅을 팔아봤자 고작 200만원이란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그의 낙심하며 무릎을 꿇을 때 땅위에 상당한 크기의 100원짜리 동전이 굴러간다. 민기가 귀농을 결심한 친구들에게 땅을 자랑하며 핑크빛 미래를 제안하는 장면에선 배추 폭격이 이뤄진다. 민기의 허세와 허풍을 표현하는 장면이다. 당초 대본에도 없던 설정들로 오진석PD의 기발한 발상이 돋보인다.

2회 말미에 등장한 사슴 난동 신도 웃음을 유발한다. 민기는 마을을 대표하는 사슴 꽃돌이를 실수로 죽이고, 대신 정체 모를 사슴을 위장해 마을 행사에 끌고간다. 성미가 고약한 이 사슴은 뿔로 사람들을 들이박는 등 난동을 피운다. 급박한 상황과 상반된 배경음악인 루이 암스트롱의 명곡 '왓어원더풀월드(What a Wonderful World)', 타임슬라이스 기법 등을 사용해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김기호 작가는 "영화 '스윙걸즈'의 멧돼지 신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했다.
◇ 언어유희+깨알재미
극 중 배경이 되는 농촌은 인디군 소울면 하(下)두록리다. 극중 인물들이 인디 록밴드 출신이라는 점에서 재치 있는 작명이다. 설명도 그럴싸하다. 웹툰 작가 이말년의 웹툰을 삽입해 이를 설명하는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임금의 목숨을 구한 사슴에게 정2품의 벼슬을 내렸고 이를 기리고자 두록리라 불리게 됐다는 것. 물론 기준(곽동연)의 말대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처럼 '깨알' 같은 재미는 곳곳에 숨어 있다. 돌직구를 연상시키는 석직구란 이름의 전문의가 한철(이시언)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날린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 엄숙한 장면이지만 제작진의 아이디어 덕에 무겁지 않게 흐른다. 또한 민기의 선글라스를 부러뜨린 윤희(이하늬)는 자신의 스쿠터를 타고 줄행랑 치는데, 이때 윤희 스쿠터의 차량번호는 4885. 영화 '추격자'(2008)에서 연쇄살인범 영민(하정우)을 칭하는 차량번호로, 이후 수 많은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됐다.
◇ 흥미로운 카메오 퍼레이드
흥미로운 카메오 퍼레이드도 '모던파머'의 매력이다. 1회에서는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징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황철순이, 개그우먼 박나래와 장도연이 출연했다. 적은 분량이었지만, 자신들의 캐릭터를 십분 살리며 웃음을 선사했다. 황순철은 두꺼운 근육을 자랑하며 록밴드 멤버들을 위협하는 남자로, 박나래와 장도연은 극 중 인턴 혁(박민우)을 두고 갈등을 벌이는 간호사와 환자로 등장해 몸싸움을 벌였다. 
오는 26일 방송되는 4회 방송분에서는 tvN '푸른거탑' 시리즈로 유명한 최종훈이 깜짝 출연한다. 하두록리가 포함된 마을의 체육대회가 열리는데, 최종훈은 극중 상두록리의 이장 역을 맡는다. 단정한 2대 8 가르마에다 노란체육복, 그리고 '상(上)'자가 쓰여진 부채를 들고서 코믹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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