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돌? 누구나 헨리처럼 웃기는 건 아니다[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0.26 08: 22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웃겨도 이렇게 웃길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아이돌, 웃길려고 억지로 하는 게 아니다. 그냥 행동 하나 하나가 모두 신선하고 특이한데다 4차원스럽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배꼽을 잡는다. 슈퍼주니어-M 헨리 이야기다.
요즘 헨리가 TV 예능에서 뜨고 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낳은 최고의 예능돌로 그가 손꼽힌다.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MBC 일요 예능 ‘일밤-진짜사나이’ 고정 멤버로 출연한 게 대박을 쳤다. 외국에서 나고 자란 헨리가 군대 생활에 적응해 가며 사고(?)치는 모습들이 이 프로의 주요 볼거리이자 키 포인트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마치 여군 특집의 엉뚱하고 사랑스런 그녀, 혜리를 보는듯 하다. 
헨리가 예능에서 돋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긍정 에너지의 끊임없는 발산과 그만의 진지함이다. 방송 촬영이지만 '진짜 사나이' 제작진은 출연진에게 최대한 진짜 군인같은 고생을 시키려고 애를 쓴다. 외국 출신 아이돌 입장에서는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헨리는 늘 밝은 얼굴로 이같은 난관을 헤쳐나간다. 매사 긍정적인 자세로.

또 하나, 진지한 열의는 지난 주 방송된 구급법 훈련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환자 역할을 맡은 헨리는 '굉장히 아픈 척 해야 한다'는 양호 장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명을 내질르며 부상병으로 변신했다. 사경을 헤메는 일병 헨리를 진정시키려고 전 부대원이 투입되서 그의 입을 막고 사지를 붙드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빵 터졌다. 이런 게 진짜 몸 개그라는 걸 헨리가 보여준 셈이다.
덧붙여 그의 예능 센스는 타고난 것도 있다. 환자 빙의 역할에서 뺨을 맞은 헨리는 "싸대기는 왜 때려"라고 절묘한 한 마디를 선사했다. 여기서 또 웃음 한 마당. 뿐만 아니었다. 내무실 휴식시간의 장기 자랑도 오롯이 그의 차지다. 양말을 갖고 디즈니 만화 캐릭터 구피로 둔갑하는가 하면 어느새 악동 팝스타 저스틴 비버로 변신해 노래와 춤을 선사하는 스타일이다.
헨리의 급부상은 최근 예능에서 외국인이나 해외동포 출신 연예인들이 크게 활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비정상회담’의 G11이 그렇고 '헬로 이방인'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으며 god 박준형은 냉동인간으로 완벽히 부활했다. 그리고 MIB 강남의 출현까지.
외국인 예능의 붐 속에서 헨리의 차별화 전략에는 자연스러운 4차원 매력도 포함할 수 있다. 얼마전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다 깬 사진을 공개하며 “방금 일어났어요. 다시 자러가도 될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 속 헨리는 부스스한 머리로 침대에 누운 채 눈을 반만 뜨고 있다. 아이돌 스타와 예능 대세다운 잘난 척은 티끌 하나 찾아볼 수 없다.
그런 그가 진지하게 털어놓는 고민에 시청자가 몰입하게 되는 배경이다. '진짜 사나이' 상담관과의 대화에서 헨리는 "여친이 없는 외로움보다 가족 외로움을 더 많이 느낀다. 한국이 집이 아니라서 1년 동안 엄마 아빠 가족을 다 못봤다. 여동생이 있는데 지금 아마 20살이다. 솔직히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성격이 어떤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색깔이 뭔지, 8년 동안 같이 못 있었다. 그래서 미안하다. 도와줄 수 없어서"라고 했다. 웃기다가 울리는 이 친구, 정말 요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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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 캡처(진짜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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