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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나쁜 녀석들', 케이블이라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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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민의 들었다 놨다] 케이블에서 방송중이라는 게 이렇게 다행일 수 없다. '평범'보다 더 뒤처진 듯한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의 직장 생활 고군분투기를 다룬 tvN 드라마 '미생', 범죄자가 범죄자들을 잡는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그렇다.

지난 17일 첫 방송한 '미생'(극보 정윤정, 연출 김원석), 이보다 앞선 4일 첫발을 내디딘 '나쁜 녀석들'(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민)은 모두 이제 막 4회를 넘어섰다. 공통분모가 있다면, 방송이 끝나면 시청자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과 이 호평이 시청률로 이어져 1%로 시작한 시청률이 벌써 3% 중반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또 하나 있다. '미생' '나쁜 녀석들'이 지상파였다면 쉬이 다루지 못했을 법한 내용을 강단있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 윤태호의 동명의 인기웹툰이 원작인 '미생'은 원작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지만 자극적인 내용도, 남녀 주인공의 달달한 멜로도, 재벌 2세나 캔디도 없다. 그저 주변에서 한 번쯤 봤음직한 우리네의 이야기를 사실감 있게 만질 뿐이다. 그 평범함에서 불거지는 짠내 가득함은 시청자의 마음을 관통했다.

반대로 '나쁜 녀석들'은 굉장히 자극적이다. 조직폭력배, 살인청부업자, 사이코패스가 형사 오구탁(김상중 분)과 함께하는 주인공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매회 연쇄살인, 인신매매, 장기판매, 묻지마 살인 등 등장하는 소재 역시 이전 드라마가 다뤘던 경계를 넘어섰다. 대신 영화같은 영상,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그리고 수위를 낮추지 않고 오히려 19세 등급을 내걸었던 전략이 먹혔다.

지나치게 밋밋한 '미생', 지나치게 자극적인 '나쁜 녀석들'은 지상파 편성이라면 자칫 볼 수 없던 것들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해당 작품들에 반응을 살피면 '지상파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는 댓글이 넘쳐난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케이블 드라마의 가능성을 또 한 번 입증한 작품이라는 극찬도 눈에 띈다.

지난 25일 방송된 '나쁜 녀석들'은 3.55%(닐슨코리아, 케이블기준), '미생'은 3.49%를 기록하며 전체 케이블 시청률 종합 1, 2위를 나눠가졌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동시간대 방영된 지상파 및 종편채널 드라마·예능에 비해 화제성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고 있어, 앞으로의 상승세가 더 기대될 정도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은 케이블의 분명한 강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여기에 추가적으로 상승한 채널 인지도와 접근성, 역량 있는 제작진의 영입으로 이뤄낸 높은 퀄리티와 완성도, 그리고 이로인해 주연급 배우들의 과감한 케이블 진출 등이 더해지면서 '케이블 드라마'의 성장을 일궈냈다. '케이블였기에 가능한 작품'들이 최근 속속 탄생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미생'과 '나쁜 녀석들'이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에서 방송돼, 참으로 천만다행이다.

gato@osen.co.kr
<사진> tvN, 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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