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진 "유아인에 김영광…男복 많다"[인터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10.27 14: 29

경수진 이 배우,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청순가련하고 애틋한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가, 어느 순간 당돌한 일진 여고생으로 머리를 질끈 묶더니, 이번엔 세상 가장 쾌활한 여행사 직원으로 돌변서 연인과의 사랑에 골인했다.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상어' '은희', 그리고 '밀회'를 거쳐 최근 종영한 tvN '아홉수 소년'(극본 박유미, 연출 유학찬)까지 작품 속 캐릭터 자체를 입고 변신하는 배우가, 바로 경수진이다.
작품을 끝낸지 오래지 않아서인지, 합정동에서 만난 경수진의 실제 모습은 드라마 '아홉수 소년' 속 마세영에 가장 근접했다. 연애를 묻는 질문엔 설렘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고, 곤란한 질문은 매력 넘치는 눈웃음으로 대신했다. 배우로서의 연기에 대해 묻는 진중한 물음엔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의 주관을 전했다.

-tvN '아홉수소년'이 끝났다.
"인터뷰를 하면 그제야 작품이 끝났다는 게 실감난다. 인터뷰로 작품을 마무리 하는 기분이랄까. 마세영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사랑도 많이 받았고, '아홉수소년'을 계속 더 하고 싶고 그랬다. 다 끝나고 나니 아쉽고, 고맙다. 날 너무 예쁘게 찍어주신 감독님, 스태프분들께 감사하다."
-김영광과의 로맨스, 23cm 키 차이가 화제였다.
"제작발표회 때는 높은 힐을 신어서 티가 별로 안났는데, 촬영 때에는 힐만 신을 수가 없어서 도드라졌던 것 같다. 올려다봤더니 눈동자의 반이 없어지더라. 나중에 고개를 꼭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야 카메라에 예쁘게 나온다."
-전작 '밀회'에서는 유아인, 이번엔 김영광이다.
"'좋겠다' '부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아무래도 남자복이 많은가 보다.(웃음) 극중 노래방 신에서는 두 남자(김영광, 김현준)가 바라보는 신도 있었는데, 그 눈빛이 너무 좋았다. 모니터를 하는 데 내가 행복한 여자라는 걸 느꼈다."
-실제라면 '밀회' 유아인과 '아홉수소년' 김영광 중 어느쪽?
"(고민하다가) 음. 아인 오빠가 나은 것 같다. 키가 너무 크면 (바라볼 때) 눈이 아프니깐."
-그나저나 연애를 한창 할 나이다. 왜 솔로인가.
"일과 사랑을 하고 있어서?(웃음) 작품 속 캐릭터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낀다. 회사에서 연애를 못하게 하진 않는다. 근데 최근엔 작품을 꾸준히 계속 했고, 여유도 없었다. 그래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던 것 같다."
-작품 속에서 사내 비밀연애를 한다. 연예인끼리 사귀면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사내 연애랑은 좀 다른 것 같다. 한정된 공간이 아닌, 시간과 공간에서 더 자유롭다. 연예인들의 경우엔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연애를 즐기면 되질 않나. 나? 철벽녀는 절대 아닌데, 연애는 나중에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깐.(웃음)"
-'아홉수소년' 제작 발표회 당시 감독님이 경수진 씨의 극중 44사이즈 설정에 대해, '실제와는 좀 다르다'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원래 디스를 하면서 애정을 표현하시는 분이다. 리얼리티를 좋아한다. 대사에 쓰여진 것에 대해 특별한 디렉션을 주지 않는 분이다. 배우에게 많은 것을 맡긴다. 그렇다 보니 굳이 대본에 없어도 애드리브를 하는 배우도 많았다."
-배우 경수진의 매력을 많이 보여준 작품이었나.
"'밀회' 속 일진이었던 다미의 모습 말고, 경수진이 보여줄 수 있는 사랑스러움을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 그런 점에서 제 매력을 보여줬던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내 모습과 마세영은 90%쯤은 비슷하다."
-다음에 하고 싶은 역할은.
"세영이보다는 더 여성스럽고, 밝고, 똑똑하고, 욕심도 많은? 하하. 해보고 싶은 게 사실 너무 많다. 지금보다 나이가 더 든다면 여성미가 물씬 느껴지는 성숙한 역할도 도전해보고 싶다."
-앞으로 배우로서의 청사진을 그려보면.
"잠을 안자도 좋으니깐 남은 20대 동안 밝고, 사랑스럽고, 풋풋한 모습을 카메라에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30대 중후반이 되면 풋풋함 보다는 여성미와 느껴지면 좋겠고, 40대 후반엔 깊이가 있는 악역을 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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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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