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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호의 2사 만루]‘평행이론' 김기태, 무너진 KIA도 일으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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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김기태 전 LG 트윈스 감독이 KIA 타이거스에서 두 번째 지휘봉을 잡게 됐다.

KIA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감독과 3년 총액 1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KIA는 전임 선동렬 감독의 자진사퇴 3일 만에 새 감독을 선임했다. KIA 구단은 김 감독이 LG에서 리더십을 발휘, LG의 체질계선을 이끌고 지난해 LG를 상위권으로 올려놓은 부분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감독은 최악의 여건 속에서 무너진 명가 LG의 부활을 이끌었다. 김 감독의 첫 시즌을 앞두고 LG는 무려 주축선수 5명이 나가는 악재와 직면했다. 주전포수 중심타자 마무리투수 셋이 타 팀과 FA 계약을 맺고 LG를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스프링캠프 기간 중에는 토종 선발투수 두 명이 경기조작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2011시즌 6위 팀이 순식간에 2012시즌 꼴찌후보 1순위가 됐다.

하지만 김 감독은 모든 악재를 극복했다. 먼저 선수단을 하나로 모았다.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선수들의 마음을 잡았다. 김 감독은 LG 부임 기간 중 단 한 번도 선수탓을 하지 않았다. 뼈아픈 패배를 당해도 묵묵히 “감독이 못했기 때문에 졌다”며 패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LG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동안 좋았던 선배님들도 막상 감독이 되면 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님은 예전과 똑같다. 여전히 선수들 편에서 전폭으로 지원해 주신다”고 말했다.

LG는 2012시즌 6월까지 5할 승률 이상을 유지, 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LG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불펜진을 새로 구축, 승리공식을 만들어갔다. 이와 함께 어린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 성적과 리빌딩을 꾀했다. 비록 마무리투수 봉중근의 부재와 함께 7월부터 추락했으나, 오랜만에 내부불화가 전무한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013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 11년 만에 LG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했다.  

흥미로운 것은 2011년 10월 김 감독 부임 당시 LG와 현재 KIA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KIA도 최근 몇 년 동안 중심선수들이 FA, 혹은 해외진출로 팀을 떠났다. 올 겨울도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원하고 있고, 안치홍과 김선빈 주전 키스톤콤비는 군입대한다. 선수단 나이가 많은 반면, 치고 올라오는 어린 선수들은 보기 힘들다. 1, 2년 전 막강 전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곳저곳에서 예전에 LG처럼 응집력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는다.

김 감독이라면, KIA 선수단의 무너진 멘탈을 바로잡고, 막막한 리빌딩에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김 감독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한 코치는 “KIA 마운드를 두고 세대교체가 힘들다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2군 경기를 보면 KIA 만큼 재능이 뛰어난 투수들을 갖고 있는 팀도 없다”며 KIA 신예선수들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야구 선수들 사이에서 김 감독은 “꼭 한 번 함께하고 싶은 감독님”으로 꼽힌다. 사실 선수 뿐이 아닌 프런트도 김 감독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KIA 고위 관계자는 2012시즌 중 “사실 90년대 후반 쌍방울이 무너질 때 김기태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려고 했었다. 김기태를 주장으로 선임하고 향후 타이거스의 지도자로 만들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김 감독이 마치 운명처럼 만난 고향팀 KIA에서 두 번째 기적을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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