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김성균 vs '우리는 형제' 김성균...갈림길[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0.30 11: 01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배우 김성균은 고생을 아는 사람이다. 어린 나이에 삼천포에서 연극무대를 오가며 눈물 젖은 빵을 씹었다. 서울 대학로 극단으로 옮겨서도 이상과 현실의 무게 차에 짓눌렸다. 아무리 삶이 힘들지언정 연기를 그의 천직으로 믿고 배우의 길에 전념했다. 이제 김성균은 스크린과 TV 양 쪽에서 차례로 성공시대를 활짝 열어가는 중이다.
 
성공해서 바뀌는 사람이 있다. 김성균은 잘 되서도 예전 그대로 모습이다. 영화 쪽 현장 스태프들과 드라마 제작진들이 앞다퉈 이를 증언하고 있다. 음으로 양으로. 요즘 연예계 세상에서 천연기념물 스타임에 분명하다. 예전에 '스태프가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영화제 수상소감이 큰 화제를 모았었다. 김성균은 그런 말조차 필요없이 온몸으로 실천하는 중이다.

그런 김성균이 또 한 번 갈림길에 섰다. 명품 조연의 범위를 벗어나 당당히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히느냐 마느냐다. 지난 23일 개봉한 장진 감독의 코미디 수작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 그는 조진웅과 함께 메인포스터 한 복판을 차지하고 있다.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찼다는 소리다.
지난 23일 막을 올린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나를 찾아줘' 등 외화 초강세 극장가에서 줄기차게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는 중이다. 개봉 6일만에 50만 관객도 돌파했다. 배꼽 잡게 웃기다 코끝 찡하게 울리는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장진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에  김성균, 조진웅의 믿고 보는 연기가 맛깔지게 어우러졌다는 것이다.
특히 첫 주연이란 중책과 부담을 동시에 안은 김성균의 활약이 돋보인다. 목사 형을 둔 무당 동생이 바로 그다. 장진 특유의 기발한 소재인 만큼 이를 연기해야할 배우의 내공과 능력이 탄탄하고 뛰어나야 소화 가능한 역할이다. 김성균은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극장 가서 확인해도 절대 돈이 아깝지 않을 작품을 내놨으니까.
지금까지 그의 스크린 이미지는 조폭의 단발머리 행동대장('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과 피도 눈물도 없는 연쇄살인마('이웃사람')으로 굳어져 있었다. TV로는 순수하고 우직한 삼천포 출신 대학생('응답하라 1994')이 트레이드 마크다. 특히 복고풍 신드롬을 부른 '응사'의 삼천포 역할은 김성균을 동네 아줌마들도 알아보는 대중 스타로 만들어준 히트작이다.
김성균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응사' 하고나서 바로 악역을 하는 건 삼천포를 좋아해주신 분들에게 좀 그런 것 같았다. 그렇다고 계속 대학생 역할을 할 수도 없지 않나.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자연스럽게, 30대 중반의 제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고 무엇보다도 엄마, 형제 코드가 너무 좋았다"고 작품 선택의 배경을 밝혔다.
김성균은 이번 영화 촬영 내내 감독부터 막내까지, 현장 스태프들을 일일히 챙기고 함께 밥 먹고 술 마시며 정말 모든 희노애락을 같이 했다. 한 영화의 주연 배우라면 마땅히 이런 노력과 정성을 드리는 게 마땅하지 않겠느냐는 자세였다는 게 '우리는 형제입니다'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영화는 잘 나왔다. 관객들도 잘 들고 있다. 평도 좋다. '삼천포' 김성균이 이제 '우리는 형제입니다' 김성균으로 슬슬 자리 바꿈을 시작하는 모습에서 그의 밝은 미래가 보이는 듯 하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