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한계 없는 조상우, PS 마운드서 아쉬움 푼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01 06: 09

“조상우나 한현희가 어리지만 이번 시리즈로 자신감을 가졌을 것이라고 믿는다. 시리즈가 잘 가면서 한국시리즈도 생각대로 할 수 있게끔 팀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했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지난달 31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를 3승 1패로 마친 뒤 이렇게 말하며 이번 시리즈를 통해 얻은 소득을 언급했다. 1994년생으로 프로 2년차에 불과하지만, 우승을 노리는 넥센 불펜에서도 핵심 선수로 분류될 정도로 조상우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내고 있다. 경기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염 감독이 가장 믿는 불펜투수 역시 조상우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이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하고 승리투수가 된 조상우는 시리즈 기간 동안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2차전에는 세 타자를 상대로 볼넷 2개와 2루타 하나를 내주고 2실점했다. 3차전에도 ⅔이닝 1실점한 조상우는 4차전에 팀이 여유 있게 승리해 등판하지 않고 쉬었다.

4차전이 시작되기 전에 만난 조상우는 체력 소모가 크지는 않냐는 물음에 “체력 소모가 크진 않다. 전 경기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4차전에는 등판하지 않은 채 경기가 끝났고, 앞으로 3일 휴식이 있어 조상우는 더욱 체력이 충전된 상태로 한국시리즈를 맞이할 수 있다.
마운드에 올라와 공을 던지는 오른손을 계속 터는 듯한 동작을 보여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조상우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공은 계속 던질 수 있다. 어깨도 괜찮고, 한계 투구 수도 따로 없다. 손 터는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 생긴 습관이다. 전부터 계속 그래왔다”는 것이 조상우의 설명.
일취월장하기는 했지만, 조상우는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아쉽다고 말한다. “성적만 놓고 보면 만족스럽지만 아쉬운 점이 많은 시즌이다. 세워뒀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조상우의 말이 의아하게 들리기도 한다. 첫 풀타임 시즌인 올해 정규시즌 48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47로 전방위에 걸친 맹활약을 보였기 때문.
하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면 이해가 된다. 조상우는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1군에서 빠지지 않는 게 목표였다. 지금은 두 달 빠진 것을 만회하겠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 덧붙였다. 지난 5월 지하철역에서 넘어져 무릎 부상을 당해 2개월가량 실전에 나서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한 것이다.
가장 자신다운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느냐 묻자 조상우는 “힘 있게 던지는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라 복잡한 볼 배합보다는 가진 공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도 “플레이오프 와서는 포수 사인대로만 던졌다”며 힘 있는 공을 던지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약관의 나이에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린 당당함은 마운드 위에서나 밖에서나 변함이 없다. 스스로 정한 한계 투구 수도 없다는 조상우를 향해 가을 무대의 마운드가 열려있다. 유감없이 던져 정규시즌의 아쉬움까지 날려버릴 기회다. 가을야구의 마지막 스테이지인 한국시리즈에서 조상우가 어떤 피칭을 보일지 더욱 궁금해진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