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 통신]매든 후폭풍 최소화한 다저스 프리드먼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11.03 06: 53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지난 10월 25일 템파베이가 조 매든 감독의 옵트 아웃 사실을 발표했다. 시즌 종료 뒤 계약연장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던 템파베이가 매든 감독이 남아 있는 2015년 시즌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FA 신분을 얻게 됐다고 밝힌 것.
미국 맨 동쪽에서 나온 발표는 곧바로 맨 서쪽, LA 지역을 뜨겁게 했다. 야구팬은 물론 관련 미디어 모두 즉시 떠올린 이름은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매팅리 감독은 매든 감독의 ‘연관 검색어’였다. 10월 15일 다저스가 네드 콜레티 단장을 물러나게 하고 탬파베이 단장이었던 앤드류 프리드먼을 야구부문 사장으로 영입하면서부터다.

프리드먼의 영입 사실이 공표된 직후 첫 번째 반응이 ‘그럼 매든도?’였다. 당시 매든 감독은 탬파베이와 2015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던 터라 최소한이 ‘그럼 내년에는 오겠네’였다.
호사가의 입방아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매든 감독과 프리드먼 (당시)단장은 2006년 매든 감독이 탬파베이에 취임 한 후 9년 동안 그야말로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구단에 속하면서도(탬파베이는 2014년 개막기준 전체 30개 구단 중 27위다)젊은 단장은 활발한 트레이드와 신인선수 지명에서 능력을 발휘해 감독을 도왔다. 감독 역시 정식 감독 경력은 처음이었지만 부임 3년차부터 결과물을 내놓았다. 2008년 전 년도 메이저리그 페넌트레이스 최하위 팀을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렸다.
매든, 프리드먼 듀오는 비록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는 갖지 못했지만 9년 동안 팀을 4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2008년 이후 6년 연속 위닝시즌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그것도 뉴욕양키스와 보스턴레드삭스라는 전통의 강호가 버티고 있는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올 해 지구 1위는 볼티모어 오리올즈가 차지했다)에서 강팀을 만든 것이다.
다저스가 프리드먼을 영입한 것은 이런 능력을 높이 사 개혁을 주문한 것이었고 그렇다면 그 개혁대상 1호가 매팅리 감독 아니겠냐는 추론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프리드먼이 취임기자회견에서 “매든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지금도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내년 시즌에도 매팅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매든과 그랬던 것 처럼 매팅리 감독과도 좋은 관계를 오랫동안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거봐 내년이라 잖아. 2016년에는 매든이 온다는 이야기네’라는 분위기였다. 매팅리 감독의 계약기간이 2016년까지라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런 판국에 매든 감독이 옵트 아웃을 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으니 LA 쪽이 시끄러울 만 했다. ‘결국은 1년도 참지 못하겠다는 거구나.’
하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다저스 팬들은 매든 감독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했다. 다저스가 프리드먼 사장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이었다. 요지는 ‘취임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이 매든 감독과 나는 탬파베이에서 함께 일하는 동안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아울러 나는 매든 감독이 어느 구단으로 가던지 잘 되기를 기원한다. 하지만 다저스의 목표는 변한 것이 없다. 돈 매팅리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우리 팀 감독을 맡을 것이고 이후에도 오랫동안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매든 감독 다저스 영입(감독이 아닌 다른 일을 맡을지도 모른다는 등)에 대한 미련은 이곳 저곳에서 보이기는 했지만 적어도 큰 이야기 거리는 더 이상 되지는 못했다.(영입 가능성의 근거 자체가 사라졌으니) 
만약 다저스가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다른 팀 감독이 FA가 된 것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적어도 매든 감독의 시카고 컵스행이 확정된 지난 주말까지 다저스 역시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 됐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럴 때마다 매팅리 감독의 지도력은 한 없이 떨어졌어야 했을 것이다. (매든 감독 영입의 타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내년시즌에도 지휘봉을 맡기려고 결정한 다저스 입장에서도 또 매팅리 감독 입장에서도 결코 달가운 상황이 아니다. 남의 일이라고 수수방관하는 사이 내 집에 좀이 슬 일인 셈이다.
내 팀을 보호하기 위해 특히 새로 호흡을 맞춰야 할 매팅리 감독과 신뢰를 쌓기 위해 과거의 인연은 차치하고 재빨리 움직인 프리드먼을 보면 다저스가 야구부문 사장을 제대로 영입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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