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존재' 최희섭, 재기의 키워드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1.04 13: 00

사라졌던 KIA 거포 최희섭(35)의 재기 성공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희섭은 지난 2일부터 시작한 미야자키현의 휴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년내내 1군 무대에서 종적을 감췄던 그가 재기를 위해 다시 발걸음을 내딘 것이다. 마무리 캠프는 훈련량이 많다. 집단 훈련을 싫어하던 최희섭이 강훈을 스스로 받겠다고 했으니 절실함을 엿볼 수 있다. 
계기는 김기태 감독의 부임이었다. 최희섭은 광주일고 선배인 김기태 감독을 좋아했다. 김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고 있을때도 LG행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선배와 야구를 하고 싶었던 것은 분명한 듯 하다. 신임 사령탑으로 KIA 유니폼을 입자마자 훈련을 자청했으니 말이다.  

물론 마무리 훈련을 자청한 이유는 재기에 대한 열망이었다. 그는 지난 2013 시즌을 마치고 무릎 수술까지 받고 오랜 휴지기에 들어갔다.  1월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까지 입단했고 김주형까지 가능성을 보이면서 1루수 후보로 끼지 못했다.  결국 전지훈련이 끝날때까지 합류하지 못했다. 
시즌 내내 최희섭을 1군에서 볼 수 없었다. 2군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재활군에서 출근과 퇴근을 반복했다. 김주찬, 김주형, 브렛 필의 부상으로 인해 1루가 비었는데도 최희섭은 올라오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최희섭의 마지막 실전은 2013년 8월 22일 한화와의 경기였다. 
올해 뿐만이 아니다. 매년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시즌 도중 잦은 공백 때문에 100경기 이상을 뛰었던 해는 2009년(131경기)과 2010년(126경기)이었다. 나머지는 80경기를 넘기지 못했다. 4번타자 자리도 나지완에게 넘겨주었다.  때문에 최희섭을 보는 팬들의 눈길도 곱지 않았다.
그래도 최희섭은 KIA에게는 애증의 존재이다. 그렇게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면서도 최희섭의 이름이 지금도 거론되는 이유는 2009년의 기억 때문이다. 타율 3할8리, 33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최희섭 이름 석자에는  2009년의 이미지, 그리고 희망이 덧칠해져 있다.
그때는 30살이었고 지금은 황혼기이다. 재기에 성공한다면 팀에게는 커다란 호재이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 결국 최희섭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확실한 재기의 신호를 켜는 일이다. 외국인 브렛 필, 김주형과 1루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체력, 기술, 멘탈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의 절실함을 유지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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