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 개조 프로젝트 '시작은 의식 변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05 06: 07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한화의 마무리캠프가 연일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김성근(72) 감독이 지난 3일 일시 귀국했지만 여전히 훈련장에 있는 것처럼 긴장감이 고조돼 있다. 김 감독은 잠시 자리를 비우며 떠나는 순간에도 선수들은 물론 코치들에게도 의식의 변화를 거듭 강조했다. 김 감독이 말하는 '의식의 변화'란 과연 무엇일까. 
김 감독은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도착한 지난 1일 밤 혹독한 훈련을 마친 뒤 저녁 7시부터 2시간이 넘도록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그냥 펑고를 받는 게 아니다. 정신을 차린 다음에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 훈련 첫 날부터 김 감독은 선수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한 정신 개조에 중점을 뒀다. 

선수들과 첫 만남의 자리에서 김 감독은 "각자 목표와 미션을 쓰라. 한화라는 팀에 대해 프라이드가 있느냐? 있으면 어떻게 지키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팀에 대한 '자부심'이란 의식을 강조했다. 김 감독이 한화 선수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한 것 역시 이 부분. 김 감독은 "팀 프라이드와 새로워져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다. 얘네들에게 이런 의식이 있구나 싶었다"고 했다. 
김 감독이 말하는 의식의 전환은 선수 개인에게도 향한다. 김 감독은 수비훈련으루 받던 외야수 김경언을 예로 들었다. "어깨가 약하면 동작을 빨리 빨리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건 결국 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공을 잡아서 어디까지 가는지 모르겠다. 문제의식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말. 
올해 데뷔한 고졸 신인 노태형에게도 메시지를 던졌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문제점이 뭔지 아나. 좋은 모델이 있는데 무엇을 뺏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배고프면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먹는 방법을 찾는다. 이상과 현실이 다를 때 그 차이를 어떻게 좁히느냐도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근우를 보고서 많은 것을 배우라는 의미였다. 
간판스타 김태균도 예외 없었다. 김 감독은 "육체가 20대로 돌아가야 한다. 의식이 바뀌어야 가능한 것이다. 어느 정도의 위치가 된 선수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 제일 중요한 건 기술의 향상이다"며 "사람은 얼마든지 향상하게 되어있다. 자기 의식만 갖고 있으면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김태균이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더 큰 목표를 가진다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의미. 
김 감독의 의식 변화는 선수를 가르치는 코치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바꾸기 위해서는 코치들부터 바뀌어야 한다. 전체를 바꾸려면 말이다. 코치들부터 세밀하게 연습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 선수의 자존심을 만들고 살려줄 수 있도록 코치들이 움직여야 한다"고 확실히 당부했다. 
공포의 지옥 훈련에 앞서 김 감독은 확실한 의식 변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왜 훈련을 해야 하는지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의 지옥 훈련은 시간 버리고 몸만 지치는 노동이 아니다. 의식의 변화아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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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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