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설 난무하는 FA 시장, 해결책은 없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20 06: 01

최근 수년간 점차 가열된 FA 시장. 올해는 ‘100억짜리 선수’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특히 만성 적자인 각 구단, 그리고 프로야구의 시장 규모 등 제반 환경을 봤을 때 일부 FA 대어급 선수들이 지나치게 많은 몸값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010년대 들어 FA를 선언한 선수들의 몸값은 더욱 치솟고 있다. 지난해 강민호(29)는 롯데 자이언츠와 재계약하며 75억을 받기로 했는데, 이제는 이 금액이 하나의 기준이 됐다. 선수들의 몸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 KBO 관계자는 “선수들의 몸값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핵심을 관통하고 있는 설명이다. 하지만 FA 숫자가 많다고 해서 선수들의 몸값이 내려가지는 않는다. 보상선수까지 주면서라도 데려올 만한 선수의 숫자는 언제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보상 문제와 FA 등급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FA 대상자들을 A, B, C 등급으로 나눠 보상 규정에 차등을 두는 것을 선수협에서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부분이 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렇게 성적에 따른 등급제를 실시해 C급 선수는 보상 없이 영입 가능하도록 한다거나 메이저리그의 퀄리파잉 오퍼 개념을 도입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 적정 가격(선수 몸값)을 찾기 위해 FA 취득 자격을 완화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KBO 관계자는 “검토대상이다. (FA 자격 취득 요건을) 9년에서 줄일 수는 있지만, 대신 유예기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소 긴 유예기간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갑자기 적용하면 6~8년차 선수를 다수 보유한 특정 구단에 큰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FA 자격 재취득 조건에 대한 기준을 폐지하는 방법도 있다. 2년 계약을 하면 2년 뒤에 다시 FA가 되는 식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하고 있는 방식이다. 현행 조건은 4년인데,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면 2~3년 계약을 맺는 선수들의 경우 FA 자격 재취득이 빨라 시장에 선수가 더 많이 공급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타 종목에서 실시하고 있는 샐러리캡은 실정에 맞는 정책이라 볼 수 없다. 앞서 말한 관계자는 “샐러리캡이 FA 몸값을 낮출 수는 있지만, 프로야구의 경우 선수단 규모가 커 쉽지 않다. 그리고 프로야구가 활성화되는 시점에서 그렇게 하기도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메이저리그와 같이 FA가 되기 이전 소속 구단과의 장기계약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전력평준화에 역행할 수 있다. 선수를 반영구적으로 쓴다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층이 얕은 우리나라에서 준 FA가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 이렇게 되면 대형 선수들이 FA가 되기도 전에 구단에 다년계약을 요구하는 폐해가 생길 수 있다. FA 전 다년계약 허용은 대체자원이 풍부한 메이저리그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무엇이든 한 번 올라간 것은 내려가기 어렵다. 프로야구 선수의 몸값도 마찬가지다. 이제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 50억을 쓰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 됐다. 100억짜리 선수가 나온다는 것은 프로야구계의 경사일 수도 있지만, 여러 방면으로 따졌을 때 선수 한 명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찰이 필요하다. FA 선수의 몸값은 한 해에 10억씩 올라가지만, 최저연봉은 2400만원에서 변하지 않고 있다. 무엇이 우선인지 생각해볼 시간이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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