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박용택, “성적이 팩트...한만큼 평가 받겠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1.21 06: 03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35)이 FA 협상을 앞둔 마음가짐을 전했다.
FA가 된 박용택은 지난 20일 저녁 가족여행을 마치고 귀국했다. 곧바로 박용택은 OSEN과 전화통화에서 FA 협상에 대해 “프로에겐 성적이 곧 팩트라고  생각한다. 내가 해온 것을 바탕으로 평가를 받는 게 맞다. 한만큼 평가 받겠다”고 말했다.    
2010년 겨울 첫 번째 FA 자격을 얻었던 박용택은 LG와 4년 계약을 체결했었다. 그리고 2011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4년 동안 49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9리 42홈런 67도루 280타점 289득점 OPS .838로 맹활약을 펼쳤다. 놀라운 점은 4년 내내 성적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2011시즌부터 타율이 3할2리-3할5리-3할2푼8리-3할4푼3리로 치솟았고, OPS 또한 0.813-0.813-0.828-0.891으로 올라갔다.

무엇보다 박용택의 활약이 가치 있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LG의 약점을 메웠다는 점이다. 박용택은 2011시즌에는 4번 타자로 나섰다가 2012시즌과 2013시즌에는 팀의 요구에 따라 1번부터 4번 타순을 모두 소화했다. 심지어 2014시즌에는 스프링캠프부터 1번 타자로 낙점, 출루율에 중점을 둔 메커니즘을 연마했다. 그런데 팀 환경이 변한 시즌 중반부터는 3번 타자로 자리를 바꿨다. 그러면서도 귀신같이 타순에 맞춰 리그 최정상급 타격을 했다.     
먼저 리드오프 박용택은 지난 4년 동안 1번 타순에 배치된 경기에서 출루율 4할9리를 찍었다. 이는 4년 기준 리드오프 최고 출루율로, 이용규(0.392) 서건창(0.384) 김강민(0.377) 등보다 높다. 히팅포인트를 뒤로 두고, 스윙 궤적을 최소화해 기계처럼 안타를 치거나 볼넷을 골랐다. 2014시즌 역시 리드오프로서 출루율 4할3푼7리를 기록, 200타석 이상을 소화한 1번 타자 중 가장 높은 출루율을 올렸다. 그야말로 리그 최고의 출루머신이었다.
중심타선에선 클러치히터로 변신, 타점머신이 됐다. 2012시즌 득점권 타율 4할1푼6리로 이 부문 정상에 올랐고, 2014시즌 역시 득점권 타율 3할9푼8리로 리그 2위에 자리했다. 2014시즌 3번 타자로 출장한 경기에서 4할1푼을 기록, 리그 선두 나바로의 4할7리보다 높았다. 시즌 도중이지만 클린업에 배치된 만큼, 장타를 날리기 위해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당겼고, 장타율을 끌어올렸다. 1번 타자시 .459였던 장타율이 3번 타자가 되자 .493으로 치솟았다. 
박용택의 공헌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2011시즌 후 이택근의 FA 이적, 이대형의 부진으로 무주공산이었던 중견수을 맡아 수준급 수비범위를 자랑했다. 빠른 판단력을 바탕으로 확실한 중견수가 없는 LG에 힘을 불어넣었다. 좌익수에서 외야 중 부담이 가장 큰 자리로 옮겼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4년 전 박용택이 체결한 총액 34억원 중 3분의2가 옵션이었다. 시즌 타율·홈런·도루·타점 등에 따라 연봉이 요동치는 조건이었다. 박용택은 “사실 나는 처음으로 하는 것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두 번째에는 잘해오곤 했다. 이번에 두 번째 FA 협상을 하게 됐는데 4년 전과는 다를 것이다”며 4년 전 FA 계약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운 계약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박용택의 목표는 물론 LG 잔류다. “LG 트윈스 선수가 되기 위해 야구를 했다”고 할 만큼, 박용택의 LG를 향한 애정은 각별하다.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순간, 누구보다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이도 박용택이었다. 박용택은 “LG에 남는다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다. 구단과 원활하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다”고 웃었다. 
한편 LG 구단의 최우선과제 역시 ‘박용택 잔류’다. LG 구단 고위관계자는 “박용택 선수와 순조롭게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 중이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선수도, 외부 FA도 아닌, 박용택 선수와 FA 재계약 체결이다”고 강조했다. LG는 빠르면 21일 박용택과 첫 번째 FA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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