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김동주에게 기회 주고 싶은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21 13: 32

"아직까지 할 수 있는 나이 아닌가".
'두목곰' 김동주(38)가 17년간 몸담은 두산을 떠나며 그의 거취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신생팀 kt가 유력한 영입 후보 팀으로 떠오른 가운데 최하위 한화행 가능성도 열렸다. 김성근(72) 감독이 "김동주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김동주와 한 팀에서 뛴 적이 없지만 예부터 그에게 수차례 호감을 나타낸 바 있다. 1990년대 중반 야인 시절 배명고 김동주의 타격을 보고 한눈에 대성할 선수임을 직감했다. SK 감독 시절 4번타자 이호준이 부진할 때 라이벌이었던 두산 소속 김동주의 타격 스타일을 칭찬하며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은 21일 "나도 어제(20일) 저녁 김동주 소식을 들었다"며 그에게 관심을 나타낸 이유에 대해 "2군에서 경기를 하며 김동주를 봤다. 아직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올해 고양 원더스 감독을 지낸 김 감독은 2군 팀들과 교류경기에서 김동주가 뛰는 것을 직접 두 눈으로 지켜봤다. 
김 감독이 볼 때 김동주는 아직 충분히 뛸 수 있는 몸이었다고 판단했다. 올해 7월까지 2군 퓨처스리그 경기에 뛴 김동주는 45경기 타율 3할6리 33안타 3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크게 표본이 있는 성적은 아니지만 괜찮았다. 아직 녹슬지 않은 실력이고, 김 감독은 기회만 주면 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 이유는 너무 이른 나이에 은퇴하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우리가 김동주를 데려오고 안 데려오고는 2차적인 문제다. 우리나라 야구는 일찍 끝나는 선수들이 너무 많지 않나 싶다. 선수층이 얇은데 빨리 은퇴하는 것이 아쉽다"고 조기 은퇴를 종용하는 우리 야구계 풍토에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김 감독은 은퇴 위기에 몰린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기회를 줬다. 태평양 시절에는 투수 임호균의 은퇴를 막기 위해 구단에 각서를 쓰기도 했다. SK에서도 두산에서 은퇴 위기였던 안경현을 데려왔다. 한화 부임 후에도 SK에서 방출된 마흔의 노장 투수 임경완을 불렀다. 
하지만 김 감독이 관심을 나타낸다고 해서 김동주가 한화 유니폼을 입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은 "김동주가 kt에서 테스트한다고 들었다. 데려온다고 해서 데려올 수 있는 선수가 아니지 않나"며 그의 의사를 먼저 존중한 뒤 "영입 여부는 당장 결정하기 어렵다. 구단과 얘기하며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 입단 여부를 떠나 김성근 감독은 김동주라는 큰 선수가 이대로 끝나기에는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느 팀으로 가든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불꽃을 태울 김동주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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