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입대' 김혁민, "한화 팀과 팬들에게 미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22 06: 09

"항상 기대만 받았는데 제 역할을 못했다".
한화 우완 파이어볼러 김혁민(27)이 군입대한다. 김혁민은 지난 20일 발표된 상무야구단에 최종 합격됐다. 내달 22일 훈련소에 입대하며 2년간 군복무를 하게 된다. 지난 2007년 한화 입단 후 8년 동안의 프로생활을 잠시 뒤로 하게 된 김혁민은 "크게 걱정되는 건 없다. 어차피 남자라면 갔다 와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지만 구단과 팬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 항상 기대만 받았는데…팀과 팬에 미안한 마음뿐

성남서고 출신으로 2007년 2차 1번 전체 5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혁민은 데뷔 초부터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2008년부터 1군 투수로 자리 잡으며 선발-중간에서 꾸준하게 던졌다. 8시즌 통산 194경기 30승59패2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5.72. 2012년 8승평균자책점 4.06으로 잠재력을 터뜨리는가 싶었지만 이후 2년 동안 부진했다.
김혁민은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항상 기대만 받았는데 제 역할을 못해 구단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식이 아닌 진심이었다. 입대 전 다짐과 약속을 묻자 그는 "약속을 워낙 못 지켰다. 계속 약속만 했을 뿐 지킨 게 없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솔직히 답했다. 많은 기회, 기대에 비해 보여준 게 부족했다.
가장 아쉬운 순간이라면 올 시즌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린 올해 그에게는 기회였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평소 강속구 투수 김혁민을 눈여겨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혁민은 시즌 전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보문산에 올라 하산 중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하며 꼬였고, 시즌 후에도 어깨 통증으로 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올해가 가장 아쉽다.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갈 실력이 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2011~2012년 잠재력을 실현했을 때 좋은 기억들도 있다. 그가 꼽은 베스트 경기는 2011년 5월27일 잠실 두산전 데뷔 첫 세이브, 2012년 6월5일 대전 롯데전 9이닝 2실점 데뷔 첫 완투승이었다.
 
▲ 야구는 계속, 제대 후 김성근 감독님께 배우고파
김혁민은 상무 입대에 대해 "큰 영광이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닌데 구단이 신경 써주고, 상무에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상무에 가서 열심히 하겠다"며 "상무가 나를 쓰려고 붙여주셨기 때문에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 확실하게 몸을 만들기 위해 안 놀고 재활 중이다"고 밝혔다. 한화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친구 류현진을 만나는 것이 전부다.
김혁민은 최근 몇 년 동안 어깨 통증을 안고 있었다. 그는 이달부터 수원의 모병원에서 어깨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상무에서도 야구를 계속 해야 한다. 부상 방지를 위해 이곳에서 한 달 정도 재활을 하고 입대할 생각이다. 다른 것보다 내 공을 마음껏 던져보고 싶다. 원래는 어깨가 쌩쌩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데미지가 왔다"는 게 김혁민의 솔직 고백이다.
비록 잠시 팀을 떠나지만 남은 선수들이 잘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그 중에서도 투수 양훈·윤근영·허유강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형들이다. 셋 모두 내년에 잘해서 2군에서 안 봤으면 좋겠다. 훈이형은 제대했고, 근영이형은 결혼도 하지 않았나. 지금 내가 남 걱정할 처지는 아니지만 형들이 내년에 팀을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혁민은 최근 양훈과 통화하며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죽겠다"는 하소연을 들었다고 한다. 김혁민이라고 해서 김성근 감독과 함께 하고픈 마음이 없지 않았다. 김혁민은 "솔직히 감독님께 배워보고 싶었다. '1년만 더하고 군대에 갈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어깨가 말썽이었다. 몸이 되어야 감독님의 많은 훈련량을 소화할 수 있는데 그것이 안 되니 아쉬움이 있었다"며 "제대한 뒤에도 감독님께서 계실 텐데 그때라도 배우면 영광이 될 것"이라고 2년 후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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