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얼굴', 선조는 진짜 왕의 관상이 아니었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11.22 10: 17

 KBS 2TV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 속 관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왕의 얼굴'(극본 이향희, 윤수정, 연출 윤성식, 차영훈, 제작 왕의 얼굴 문화산업전문회사, KBS미디어)이 다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소재는 관상. 극 중 선조(이성재 분)는 자신의 얼굴이 '왕의 관상'이 아니란 이유로 관상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반면 광해(서인국 분)는 왕의 얼굴에 걸맞는 관상을 가진 것으로 설정돼 있다.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선조는 진짜 왕의 얼굴이 아니었나"부터 "광해가 진짜 왕의 얼굴이었나"에 대한 궁금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의 진짜 관상에 대한 실마리는 역사와 야사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왕의 얼굴'은 선조와 광해 부자의 갈등의 원흉이 바로 관상에 있다고 말한다. 그럼 실제 선조의 외모는 어떠할까? 선조는 초상화 남기는 것을 싫어해 실제 모습은 전해지지 않는다. 어진 그리기를 극구 거부했던 선조는 '얼굴'에 어떤 콤플렉스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또 선조의 심상(심성)에 대해서는 많은 기록이 남아있는데, 그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광증과 변덕이라 할 수 있다. 광기와 변덕스러운 마음은 선조가 예민한 성격이었으리라는 짐작과 함께 결국 관상으로도 그것이 드러났으리라 생각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선조의 재위기간 동안 역병과 가뭄 그리고 두 번의 큰 전란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극중 '왕의 관상이 아닌 자가 왕이 되면 끝없이 환란이 올 것이다'라는 예언과 맞아 떨어진다. 후대의 야사와 고소설에서는 선조가 임금의 얼굴이 아니라는 내용도 존재한다. 공식적인 기록이 아니지만 선조를 향한 당대의 성난 민심을 고스란히 반영한 대목이다.
KBS에 따르면 '왕의 얼굴'은 바로 이런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서 선조의 얼굴이 군주의 상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광해군은 어떨까?
광해군의 얼굴도 남겨져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광해군의 실제 외모는 알 수 없지만 가뭄과 환란에 지친 백성들이 새로운 지도자를 염원하고 있었고 임진왜란 당시 백성을 버리지 않고 함께 했던 광해의 모습에 진정한 왕의 얼굴이 투영됐으리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광해의 실제 모습은 야사에서는 총기 있는 왕자로, 선조실록에서는 타고난 왕재로 그려진다. 광해의 세자책봉을 몇 번이나 미뤘던 명나라의 황제도 전란 중 광해에게 직접 칙서를 내리며 환란을 수습할 것을 당부할 정도였으니 당시 광해에 대한 국제적 신임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명의 반대의 이유가 오로지 장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면 광해가 왕이 되는 것에 다른 결격 사유는 없었음을 반증한다.
사실을 기록한 실록과 백성들의 울분과 바람을 담아낸 야사까지도 광해를 '왕의 재목'으로 일관되게 묘하사고 있다. 백성을 버리고 피난을 떠난 못난 선조에게서 떨어져나간 민심이 광해에게 옮아가는 과정, '왕의 얼굴'은 바로 그 역사 속 진실을 관상으로 풀어 담아가고 있다.
기축옥사, 임진왜란 등 굵직한 역사적 사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상상력으로 그 빈틈을 탄탄히 메워가는 '왕의 얼굴'의 신선한 상상력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사랑하는 여인을 아버지에게 빼앗긴 광해 역의 서인국이 앞으로 견뎌내야 할 숱한 시련과 그것을 극복하며 성장해 가는 과정들을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왕의 얼굴'은 서자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피비린내 나는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되는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사극이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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