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양현종 선택한 이유 '선발진 보강'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23 07: 32

실망만 하기에는 이르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기회에 주목할 시간이다.
미국 미네소타 지역 언론인 세인트폴 파이오니어 프레스의 마이크 베라르디노는 23일(이하 한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네소타가 한국 출신 왼손 투수인 양현종 포스팅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양현종 포스팅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찰 승리 팀이 명시된 것은 미네소타 트윈스가 처음이다.
베라르디노는 이어 "포스팅 입찰은 금요일 마감됐다. 계약이 임박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포스팅 금액이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베라르디노는 "양현종은 올해 한국의 사이영상인 최동원상을 수상했으며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92~95마일의 빠른 공, 슬라이더를 포함해 4가지 구종을 던지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양현종은 22일 MLB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 입찰 최고액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소속팀 KIA는 양현종의 포스팅 금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22일에는 최종 수용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당초 김광현에 비해 우수한 자원으로 평가 받았던 양현종은 예상 외로 낮은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었지만,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미네소타와의 계약이 성사되면 이는 서로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양현종은 기회를, 미네소타는 선발 후보 하나를 얻게 된다.
현재 미네소타 선발진인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허약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70승 92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처진 미네소타는 선발진이 문제다. 필 휴즈가 16승 10패, 평균자책점 3.52로 에이스 역할을 해준 것을 빼면 신통찮다.
2선발로 분류되고 있는 카일 깁슨이 13승 12패로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기는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47에 달한다. 나머지 선발투수들인 리키 놀라스코, 요한 피노는 평균자책점이 모두 5점대다. 더군다가 피노는 11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다. 케빈 코레이아는 시즌 중 LA 다저스로 떠났다.
미네소타는 현재 5선발이 공석이다. 그리고 3선발부터는 부진하다. 놀라스코는 경험이 많아 반등의 가능성도 있는 투수지만, 4~5선발 자리를 두고서는 양현종도 충분히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피노를 제외하면 10경기 이상 선발로 등판한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미네소타로서는 선발진을 강화하기 위해 양현종을 선택했다. 단 포스팅 금액이 높지 않다는 점으로 유추하면 양현종에게 확실한 선발 자리를 주기보다는 보험용이라는 성격이 강하기는 하다.
미국 진출 과정의 시작은 좌절이었다. 하지만 실망하고 포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현재 몸 상태에 문제가 없고 올해 좋은 시즌을 보낸 만큼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 양현종이 미네소타의 선발진에 단비가 되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